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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이춘상 보좌관이 끝맺지 못한 일은…."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는 흐느끼고 있었다. 4일 오전 여의도성모병원 장례식장에서 진행된 영결식에서 고인의 형 이은상씨의 유가족 발언이 이어지는 동안 떨군 고개를 들 지 못했다. 하얀 손수건에는 눈물이 배어 나왔다. "이 보좌관이 지금도 믿어지지 않지만 2012년 12월 2일 이 세상을 떠났다"고 할 땐 잠시 몸이 휘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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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가 4일 오전 고 이춘상 보좌관의 영결식을 나오며 눈물을 훔치고 있다. ⓒ 국회공동사진취재단
이씨는 고인의 좋아했던 톨스토이의 글을 인용해 이 보좌관의 삶의 영역에서 박 후보가 큰 부분을 차지했음을 밝혔다.
"고(故) 이춘상 보좌관이 끝맺지 못한 일이 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때는 지금 현재 이 시간부터다.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박근혜 대통령 후보와 함께하는 여러 사람들이고,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그 일을 못다 이뤘지만 박근혜 대통령 후보께서 대통령이 되시어서 보다 강하고 보다 살기좋은 대한민국을 위해 일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박 후보는 마지막 대목에서 고개를 푹 숙인 채 유가족의 인사말이 끝난 뒤에도 한참을 일어서지 못했다. 추모예배가 끝나자 박 후보는 미망인이 된 고인의 아내의 손을 꼭 잡았다. 영결식을 마치고 빈소를 나올 때도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이후 발인실을 빠져나온 관은 박 후보의 최측근 4인방으로 불린 이재만 보좌관·안봉근 비서관 등에 운구됐다. 운구행렬이 박 후보와 유가족 앞에 멈추자 박 후보는 흰 천으로 덮어진 관을 쓰다듬 듯 잠시 손을 올리며 눈물을 떨궜다.
유가족들은 오열하면서도 버스에 오르기 전 후보에게 "꼭 승리하십시오"라고 당부했다. 침통한 표정으로 눈물을 닦던 박 후보는 "예"라고 짧게 답했다.
장지에는 박 후보를 대신에 이학재 비서실장이 동행했다. 박 후보는 이날 저녁 8시로 예정된 TV토론을 자택에서 조용히 준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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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가 4일 오전 고 이춘상 보좌관의 영결식에서 침통한 표정을 하고 있다. ⓒ 국회공동사진취재단
박 후보 측 관계자는 "당초 후보가 발인식만 참석하기로 했는데 추모예배까지 오셨다"고 했다. 다른 관계자도 "후보가 어제도 망연자실해 자택에만 있었다. 토론도 걱정이고, 후보도 걱정이다"고 덧붙였다.
영결식엔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과 서병수 사무총장, 이학재 후보 비서실장, 이정현 공보단장, 윤상현 수행단장, 박대출 수행부단장, 조윤선 대변인, 최경환·안종범 의원 등 전현직 의원 20여 명이 함께해 고인의 넋을 기렸다. 또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측 김부겸 전 선대위원장도 자리했다.
고인은 박 후보가 지난 1998년 대구 달성 보궐선거에서 처음 국회의원에 당선됐을 때부터 15년 간 보좌해온 최측근으로 지난 2일 박 후보의 강원도 유세를 수행하던 중 교통사고를 당해 숨졌다. 측근들은 "이 보좌관은 박 후보에게는 가족이나 다름없는 사람"이라고 입을 모은다. 박 후보는 장례가 치러진 사흘 간 빠짐없이 빈소를 찾았다.
김무성 본부장은 장례절차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발인이 끝남에 따라 중단됐던 선거운동을 정상으로 전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지난 2일부터 고인을 애도하기 위해 선거송과 율동 등을 금지해 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