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신시대 대표적 저항시인…"朴 18년 간 내면 고통 겪어"
  • ▲ 시인 김지하(71)가 26일 시국강연회에 참석해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에 대해 공개적으로 지지의 뜻을 표명했다. ⓒ 정상윤 기자
    ▲ 시인 김지하(71)가 26일 시국강연회에 참석해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에 대해 공개적으로 지지의 뜻을 표명했다. ⓒ 정상윤 기자

    시인 김지하(71)가 26일 시국강연회에 참석해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에 대해 공개적으로 지지의 뜻을 표명했다. '우리 시대의 가장 위대한 시인'인 김자하는 유신시대 대표적인 저항시인으로 꼽힌다.

    김 시인은 이날 오후 범시민사회단체연합이 서울 은행회관에서 연 강연회에 참석해 "시인인 내가 대선과 관련된 연설회에 선 것 자체가 기이하다. 조국의 위기가 나를 이 자리에 서게 했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는 '이 가문 날에 비구름'이라는 제목의 원고를 읽어내려가며 박 후보에 대한 지지를 천명했다. 

    "선거법에 위반된다고 박근혜 후보 이름을 내지 말라는 친구들의 충고가 있었다. 그러나 시인 김지하는 어떤 여자를 지지하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

    김 시인은 "이제 여자가 세상일 하는 시대가 왔고 나는 여성들의 현실통어 능력을 인정한다. 여자에게 현실적인 일을 맡기고 남자는 이를 도와야 하는 때가 왔다"며 여성대통령론에 힘을 실었다.


  • ▲ 시인 김지하(71)가 26일 시국강연회에 참석해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에 대해 공개적으로 지지의 뜻을 표명했다. ⓒ 정상윤 기자
    ▲ 시인 김지하(71)가 26일 시국강연회에 참석해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에 대해 공개적으로 지지의 뜻을 표명했다. ⓒ 정상윤 기자

    또 김 시인은 경기도 이천에서 여성동학당의 회주로 활동했던 이수인을 언급하며 "그 시대에도 여성 이수인이 임금이 된다는 얘기가 있었다. 여러분은 박근혜 후보가 이 민주사회의 대통령이 되는 것이 이상해요?"라고 반문했다.

    김 시인은 여성 대통령을 보좌해야 하는 남성들의 역할론도 제시했다.

    김 시인은 동해안에 해가 뜰 때 바위 속 광석에서 기운이 나와 주위 오염요소를 정화시킨다는 '초미(初尾)' 개념을 제시하며 남성들은 이 초미의 뜻에 기반해 할 일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유신헌법 제정에 반발한 자신을 감옥에 넣은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소회도 밝혔다.

    "나는 박정희 정치에 대해 다 넘어갔다.
    감옥 독방에서 박정희 대통령 서거 소식을 듣고 '그 독재자가 이 김지하와 가는 길이 똑같구나'는 생각에 소름이 끼쳤다."

    박  전 대통령의 비극적인 죽음으로 그를 더 이상 미워하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했다.

    김 시인은 이렇게 이야기 했다.

    "내 부인(고 박경리 작가의 따님)이 박근혜 후보는 18년 동안을 딴 사람과의 다른 내면의 고통을 겪은 사람이라고 하더라.
    나는 그 얘기에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

    이날 강연회에는 이석연 변호사, 이명현 전 교육부장관, 김종훈 새누리당 의원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