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남북녀 외모 때문만은 아니다
    탈북 할머니가 들려주는 남남북녀 이야기

    서영석 기자 /뉴포커스

     

    북한 여자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항상 언급되는 단어가 ‘남남북녀’이다. 우리는 흔히 외모적인 관점에서만 북쪽 여자가 잘났다고 알고 있는데 북한에서 오신 연로하신 분들은 우리와는 다른 시각에서 남남북녀의 의미를 알고 계셨다.

    대부분 북한여자가 외모적인 면에서 잘났기에 예쁘다고 말들 하지만, 그보다는 부지런한 모습 때문에 사랑을 받아 예쁘다는 말이 전해졌다는 이야기다.

    북한은 남쪽과 달리 날씨가 추운 지방이 대부분이라서 부지런히 움직여야만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이다. 그래서 집안의 살림을 도맡아 하던 여자들은 게으를 수가 없었다. 그들 입장에선 따뜻한 지방 여자들이 상대적으로 게으르게 보인 것이다.

    설거지 하나를 하더라도 그릇이 얼지 않게 하기 위해 물기가 전혀 없을 만큼 깨끗이 닦아놓아야 했다. 빨래 같은 경우는 더하다. 금방 마르지 않기 때문에 제때 입으려면 부지런히 빨아서 널어놓아야만 했던 것이다.

    안 그래도 일거리가 많던 옛 조선 여인들은 부지런하게 움직여야만 생활을 영위할 수 있었는데 북쪽의 추운 환경이 여성들을 더욱 그렇게 만들었다. 부지런함을 미덕으로 삼던 옛 조상은 이런 이유로 남쪽 지방 여인들보다 북쪽의 여자가 낫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이러한 숨은 뜻은 모른 채 단순히 ‘북쪽 여자가 낫다’는 말이 세월 따라 전해지면서 여자를 외모로만 판단하던 남자들에 의해 지금과 같은 남남북녀 의미가 생겨난 것이다.

    북한여성 보다 남쪽 여성들은 외모를 가꾸는 방법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좋아졌다. 화장품, 피부관리 심지어 성형수술까지 시도한다. 더구나 각종 전자제품과 편의 물품 덕분에 집안 살림과 육아에 투자하는 시간이 줄어들어 자기관리에 더욱 신경을 쓸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대부분은 내적인 아름다움보다 외적인 모습에 투자하고 있다. 물론 외모 또한 능력이라고 치부해버리는 요즘 사회적 분위기 탓일 수도 있지만 안타까운 일임은 틀림없다. 자본주의 사회인 한국에서 모자란 외적 문제를 돈으로 해결할 수는 있겠지만, 내적인 마음만은 돈으로 살수 없다.

    오래전부터 살아 남기 위해 부지런할 수밖에 없었던 북한의 여성들이 이제는 추운 날씨보다 더 차가운 북한정권 때문에 또다시 게을러질 수 없는 환경에서 살고 있다. 진정한 북녀의 아름다움이란 이처럼 여자로서의 욕망을 자제한 채 가족을 위하여 자신을 희생하는 북한 여성의 마음일 것이다.

    [탈북자신문 뉴포커스=뉴데일리 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