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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을 5개월 앞둔 마당에 야당 원내대표에 대해 이런 식의 수사를 할 수 있느냐."
저축은행 비리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민주통합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24일 국제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 말이다.
이날 회의에서 그는 출석한 권재진 법무부 장관을 강도 높게 비판하며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에 대한 질의를 쏟아냈다.
18대 국회에 이어 19대에서도 법사위에 배정받아 '검찰수사를 의식해 법사위를 선택한 것이 아니냐'고 제기됐던 의혹을 스스로 확인시켜주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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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통합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2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권재진 법무부 장관에게 자신의 저축은행 비리 사건 수사 관련 기사들을 펼쳐 보이며 질의를 하고 있다. 2012.7.24 ⓒ 연합뉴스
다음은 박 원내대표의 주요 질의다.
"왕조시대에는 '네 죄를 네가 알렸다'고 곤장을 쳤고, 군사독재 정권 때는 무자비한 고문으로 사형까지 했다. 현재 검찰이 정신적 고문을 가하며 진술을 받아내고 있다."
"검찰이 나를 잡으려고 오문철 전 보해저축은행 대표와 임건우 전 보해양조 대표,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을 매일 불러 조사한 뒤 밤늦게 돌려보내고 있다. 검찰이 이들의 부인과 딸을 가리지 않고 주변 사람 15명에 대한 계좌 추적을 하며 옥죄고 있다."
"검찰은 당당하게 수사해야 한다. 증거가 있으면 기소하라. 그러면 법정에 나가 무죄를 입증하겠다. 한명숙 전 대표가 무죄 받은 사건을 생각해봐라. 김경협 의원도 출판기념회 초청장을 전달했는데 돈봉투라며 수사하지 않았느냐."
이에 대해 권재진 법무부 장관은 "사회가 투명해졌고, 지금이 왕조시대도 아니다. 법과 원칙에 따라 투명하게 수사하겠다"고 답변했다.
2008년 총선을 앞두고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 등으로부터 1억원 가까운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박 원내대표는 검찰 조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검찰이 박 원내대표가 오문철 전 보해저축은행 대표와 임건우 전 보해양조 대표에게 수사 무마 청탁 대가로 약 3천만원씩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법사위 간사인 권성동 의원은 별도의 브리핑을 통해 "박 원내대표는 자신에 대한 혐의사실이 벗어지기 직전까지 법사위원에서 사퇴하거나 자신에 대한 질의는 하지 말기를 촉구한다"고 했다.
"국회의원이 자신과 이해관계가 있는 사건에 대해 행정부처 장관을 상대로 질의하거나 자신에 대한 수사가 잘못됐다고 말하는 것은 예의도 아니고 국민을 무시하는 행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