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타늄 / 사이버 부문 그랑프리 차지한 나이키+ 퓨얼밴드'혁신'과 '소비자 참여'라는 두 마리 토끼 한꺼번에 잡았다
  • ▲ ⓒ R/GA가 개발한 퓨얼밴드
    ▲ ⓒ R/GA가 개발한 퓨얼밴드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칸 라이언즈(구 칸 국제광고제) 시상식 중에서 가장 하이라이트는 필름 부문이었다. 하지만 이제 상황은 바뀌었다. 필름 부문의 대중적 인기는 여전하지만, 업계에서는 오히려 티타늄 & 통합(Titanium & Integrated) 부문 그랑프리에 더 주목한다. 
    티타늄은 업계에서 지금껏 사용하지 않았던 새로운 방식으로 혁신을 이뤄낸 작품을, 통합은 여러 매체를 효율적으로 연계해 이용한 작품을 가려내는 부문이다. 
    올해 칸 라이언즈의 하이라이트를 받은 티타늄 부문 그랑프리 수상작은 미국 R/GA의 나이키 + 퓨얼밴드(Nike+Fuelband)이다. 이 캠페인은 사이버 부문에서도 그랑프리를 받아 2관왕이 됐다. 
    7년 전 나이키+(Nike+)를 출범한 나이키는 2012년 퓨얼밴드를 출범하면서 지금까지 제공했던 모든 제품 및 서비스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했다. 퓨얼밴드는 체형과 행동이 각기 다른 모든 사람들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측정해 서로 비교해볼 수 있게 해주는 도구이다. 
    퓨얼밴드를 차면 걷든 뛰든 춤추든 스케이트보드를 타든 모든 움직임이 측정되고 기록된다. 목적한 만큼 칼로리를 소모하면 퓨얼밴드에 표시가 나타난다. 연속해서 목적한 만큼 칼로리를 소모하면 모바일 기기의 앱에서 ‘축하’ 영상을 내보내기도 한다. 
    퓨얼밴드를 이용하면 자동적으로 나이키+ 커뮤니티의 회원이 되어 모바일 앱이나 웹을 이용해 스포츠에 대한 정보나 다른 회원들에 대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서로 경쟁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특히 퓨얼밴드는 사람들에게 ‘나이키와 인터액션할 이유’를 제공하고 브랜드 경험을 심화시킨다고 R/GA의 CEO 밥 그린버그(Bob Greenberg)는 그 장점을 설명했다. 


    나이키+ 퓨얼밴드 프리젠테이션 동영상 

    퓨얼밴드는 순전히 나이키를 위해 광고대행사인 R/GA가 2년 동안 개발한 제품이다. 광고주를 위해 이전에는 없었던 완전히 새로운 제품을 발명해낸 것이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미 ‘혁신’이지만, 나이키와 R/GA는 단순한 기기 발명에 그치지 않고 이를 통해 소비자 참여를 자연스레 유도했다. 자발적으로 긴 줄을 서 가면서 퓨얼밴드를 구해 ‘나이키+’의 회원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을 만들어낸 것이다. 
    2012년 칸 라이언즈에서 티타늄 & 통합 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은 크리스핀 포터 + 보거스키(Crispin Porter + Bogusky, 이하 CP+B)의 CCO인 롭 레일리(Rob Reilly)는 ‘광고계에서 독불장군 maverick이나 혁신가 innovator’라는 말은 거장 작곡가나 마스터 소믈리에에 해당하는 말’이라며 광고계에서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레일리에 따르면 이제 혁신은 카피라이팅이나 아트 디렉팅과 같은 하나의 ‘기법’이다. 카피라이팅이나 아트 디렝팅 없이 제대로 된 캠페인이 나올 수 없듯이, 이제 ‘혁신’ 없이는 훌륭한 캠페인이 나올 수 없다는 것이다. 
    매체는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고, 대행사와 매체사와 브랜드의 역할 영역은 점점 더 모호해지고 있다. 혁신할 여지가 커지는 만큼 혁신을 향한 경주 역시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앞으로는 또 어떤 혁신이 세상을 바꿀 것인가? 우리는 그 혁신을 향한 경주에서 어디쯤 위치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