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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순우 우리은행장ⓒ연합뉴스
우리은행(행장 이순우·사진)이 서민들의 노후자금을 권력비리가 연루된 부동산 사업에 투자했다 100억 이상의 손실을 본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의 현장은 서울 양재동의 ‘파이시티’ 사업. 이 사건으로 최시중 前방송통신위원장까지 구속되었음에도 우리은행은 수백억 원을 투자했다고 한다.
파이시티 논란 중에도 우리銀․국민연금 433억 원 투자
우리은행은 개인연금신탁을 △대출 △국공채 △특수채·금융채 △사채 △수익증권 △단기자금 등으로 나눠 운용하고 있다. 이중 일부가 하나UBS 자산운용의 부동산펀드에 투자됐다.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펀드 설정액이 3,900억 원에 달하는 하나UBS클래스원 특별자산펀드 3호는 지난 2007년 8월 설정됐지만 ‘파이시티’ 사업이 난항을 겪으며 네 차례 만기가 연장됐다.
이 펀드는 만기 1년 6개월로 서울 양재동에 위치한 복합유통센터 시행사 ‘파이랜드’의 PF대출채권에 투자해 이자수익을 내는 단기투자 상품이다. 6개월마다 연 8% 수준의 이자를 지급받기로 돼 있다. 우리은행은 이 펀드를 자사 특정금전신탁 고객에게 1,900억 원 어치 팔았다. 그 중엔 개인연금신탁 가입자가 낸 433억 원도 포함됐다.
우리은행은 이 사업의 금융주간사다. 우리은행은 이외에도 1,880억 원 규모의 PF 대출도 함께 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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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연합뉴스)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파이시티측으로부터 인허가와 관련해 금품 수수혐의를 받고 있는 가운데 관심을 받고 있는 서울 서초구 양재동 화물터미널 부지에 들어설 복합유통단지인 파이시티 조감도. 2012.4.26 << 연합뉴스DB >>
그러나 파이시티는 인허가 지연과 시행사의 리파이낸싱 실패 등으로 사업이 중단하다시피 한 상태다. 여기에 2010년 시공사인 성우종합건설과 대우자동차 판매가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시행사인 파이랜드는 파산 신청을 했다.채권단은 지난 3월 포스코 건설을 새로운 시공사로 선정했으나, 최시중 前방통위원장과 박영준 前지경부 차관 등 이명박 대통령 측근들이 인허가 금품수수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사업은 다시 좌초됐다.
이 과정에서 우리은행은 개인연금 가입자의 돈 433억 원 중 110억 원을 날렸다. 원금 회복 가능성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졸지에 ‘노후자금’을 날리게 된 해당 펀드 가입자들은 노후자금 손실은 물론 우리은행 측의 무성의한 태도에 불만을 표하고 있다. 피해자 김 모 씨의 말이다.
“개인연금은 서민들의 노후자금이다. 지금까지 안정적인 자산에만 투자했던 관행에서 벗어나 권력실세들의 눈치를 보고 무리하게 투자를 한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그런데 우리은행은 돈의 주인인 투자자들에게 어떻게, 왜 손실이 났는지 설명조차 않고 있다.”
우리銀 “투자 당시엔 부동산 활황…원활 진행 노력 중”
하지만 우리은행 측은 당당하다. 우리은행 측은 조만간 사업이 정상화되면 수익률이 올라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우리은행 관계자의 말이다.
“개인연금으로 부동산 펀드에 투자한 것은 이 건이 처음이지만 2007년 투자 당시에는 부동산 경기가 활황이어서 안전하다고 판단해 양재 파이시티에 투자한 것이다. 현재 우리은행이 대주단에 참여해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조만간 수익률은 올라갈 수 있을 것이다.”
두 거물 정치인을 집어삼킨 ‘파이시티’ 사업은 여전히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시행사 파이랜드의 前대표가 새로운 시공사인 포스코건설과 우리은행을 '사전 밀약을 통한 사업권 강탈'로 검찰에 고소한 상태다.
(사)한국인터넷기자협회 공동취재단 전경웅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