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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충일에 골프를 친 고위(高位)공직자를 파악했더니...
金銀星 / 전 국정원 차장
오늘은 나라를 지키다 귀중한 생명을 잃은 선열들을 기억하고 기리는 현충일이다. 북한의 南侵으로 그들과 싸우다 생을 잃은 많은 분들, 그리고 나라를 위해 헌신한 수 많은 순국 선열들이 이 땅에 묻혀 계신다.그들이 이 나라, 이 민족을 위해 역경을 자초하고 생명을 잃었다는 것은 지금 이 땅에서 살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표상이 되며 감사의 대상이 된다. 꽃다운 젊은 나이에 못다 핀 한을 남기고 그 분들은 이 땅을 떠나셨다.
한 분, 한 분 모두가 하나님이 주신 위대한 생명이요 이 땅에 부모와 형제를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두었다. 누구 때문에 누구를 위해 그렇게 되셨는가?그리고 그 분들의 피의 대가로 이 땅의 생명들은 하나님의 축복을 받고 행복을 누리며 살고 있다.
그러나 복에 겨워 지금 이 땅을 망치려고 굿판을 벌어는 알량한 작자들을 보라. 자기를 품에 안은 나라를 어지럽히고 애국 선열들의 값진 목숨을 빼앗은 인간들을 흠모하는 잘 못된 인간들…. 이 땅을 피로 물들게 하고, 더럽히고 어지럽힌 인간들에게 존경을 퍼붓는 군상들, 죄를 짓고도 비열한 웃음을 짓고 거짓과 교만으로 뭉친 뻔뻔한 자들, 축복의 땅에서 평화로 위장하여 민족을 속이면서도 양심에 괴로움을 잃고 저열한 굿판을 즐기는 추악한 작자들….
그들은 오늘 현충일 무엇을 생각하며 무슨 궁리를 벌일까? 자기들의 깃발 태극기를 한낱 넝마 취급을 하면서도 애국을 팔고 있는 사기꾼들에게 영혼을 팔아가며 그들과 한 몸이 되어 큰 욕심을 꾀하는 배반의 집단들. 오늘도 골프장에서 유흥가에서 거룩한 하루를 참지 못하여 생을 즐기는 사람들이여, 비록 하루는 아니더라도 한 순간만이라도 저 하늘에서 이 땅을 지키는 영령들을 생각해 보며 감사를 느껴보자.
어린 시절 “겨레와 나라 위해”로 시작되는 현충일의 노래를 배우면서 얼마나 가슴 벅찼으며 슬픔의 눈물을 삼켰는지….그 감동과 감격은 어디로 갔는가?사랑하는 겨레들이여, 오늘만이라도 눈물의 잔을 높이 들고 호국 선열들을 기리는 것이 어떻겠는가? 그들이 누구 때문에 왜 아까운 생을 버렸는지 깊이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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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해 보니 10여 년이 훨씬 흘렀다.
내가 현직에 있을 때다. 당시 공직(公職) 사회 전반이 기강이 해이해지고 이념적, 지역적으로도 마치 대결장을 보는 듯한 분위기였다.나는 공직 기강을 파악해 보고자 현충일 고위 공직자들의 골프장 출입 실태를 은밀히 파악하도록 모든 국내부서에 지시를 하였다. 유명 정치인, 국장급 이상 고위 공무원, 주요 기업인 등이 중점 파악 대상이었다. 1백여 명 정도가 파악되어 대통령께 곧 바로 보고를 올리고 소속 기관장에 명단을 통보하였다.
며칠 후 국무총리께서 몇몇 사정(司正) 기관 공직자와 저녁식사를 하자고 연락이 왔다. 일이 밀려 한 시간여를 늦게 약속 장소에 참석하였다. 총리를 비롯하여 알만한 분들 7,8명이 모여 이미 식사를 하고 있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현충일 공직자 골프장 출입 실태를 파악한 이유가 무엇이며 간첩 잡는 정보기관의 월권(越權)이 아니냐는 공격이 빗발쳤다. 권위주의 시대적 발상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장군들은 군(軍) 체력단련장을 이용했는데 무슨 문제가 되는 것이냐는 것이었다. 군(軍)에서는 자체 운영하는 골프장을 체력단련장이라고 불리웠다.
결국 언쟁으로 확대되었고 총리께서 중재를 하여 화제가 바뀌었으나 몹시 불쾌했던 기억이 난다. 권위주의 정권시절에는 공직자들이 현충일에 골프장을 출입할 생각 자체를 못하였다. 나는 지금도, 고위 공직자가 현충일에 골프치는 것을 민주화와 연결하는 사고 방식이 이해되질 않는다.
씁쓸한 추억이었다. 그 자리에 있었던 분들은 현충일에 골프를 치지 않았다. 다만 시대적 변화를 내게 환기 시키려는 것 같았으나, 내가 너무 보수적인지 지금도 내 생각에는 변함이 없어 현충일을 기해 한 마디 적어 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