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인권 인식에 대한 입장 명확하게 해명해야”“동석자, 탈북자 전체 지칭해 '변절자' 언급 들어”
  • “만약 수경이가 내가 새누리당으로 가서 변절자라고 했으면, 술자리에서 새누리당 얘기가 나왔어야 했다. 그런데 온통 탈북자 얘기만 했다더라. 계속 거짓말 하고 있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4일 <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임수경 의원과의 통화 내용을 이렇게 전햇다.

    “민주통합당 임수경 의원에게 '왜 문제를 키우냐 깔끔하게 사과하라'고 했는데, 탈북자에 대한 대답은 부인한 채 나를 변절자로 보는 생각은 변함없다고 하더라.”

    술자리에서 은연중 탈북자에 대한 자신의 인식이 드러나자 이를 감추기 위해 하태경 의원을 이용했다는 뜻이다.

    임 의원은 지난 1일 탈북자 출신인 백요셉(28·탈북청년연대 사무국장)씨와 우연히 술자리에서 만나 “탈북자, 변절자 XX, 국회의원에게 감히 개겨?” “하태경, 죽여 버릴거야” 등 폭언을 쏟아낸 사실이 알려지자 “‘변절자’라는 표현은 저와 학생운동과 통일운동을 함께한 하태경 의원이 새누리당으로 간 것에 대해 지적하는 것이었을 뿐 탈북자를 지칭하는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 ▲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4일
    ▲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4일 "수경이가 내가 새누리당으로 가서 변절자라고 했으면 술자리에서 새누리당 얘기가 나왔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은 왼쪽이 통합민주당 임수경 의원, 오른쪽은 하태경 의원. ⓒ 연합뉴스, 뉴데일리

    이에 하 의원은 “(통일운동을 하던) 내가 새누리당으로 가서 변절자라고 말하는 것은 초점을 흐리는 문제다. 탈북자에 대한 자기 반감으로 반드시 해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 의원은 백요셉씨와 통화했다며 그 내용을 이렇게 밝혔다.

    “그 자리에 함께 있던 사람들이 수경이가 탈북자 전체를 지칭해 변절자라고 말하는 내용을 들었다. 그들에게 확인해보면 될 일이다.”

    특히 임 의원을 공천한 민주통합당이 황우여 대표와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 등의 과거 북한 방문을 조목조목 거론하며 ‘종북논란’을 희석시키는 데 대해서도 비판의 날을 세웠다. 

    “진흙탕 싸움으로 가고 있다. 국회의원 임수경 개인의 북한 인권 인식에 대한 문제를 명확하게 해명하면 되는데 민주통합당은  다른 얘기만 하고 있다.”

    그는 임 의원이 반드시 탈북자와 북한 인권에 대한 입장을 내놔야 한다고 했다.

    “종북은 사고의 영역으로 규정 짓기는 어렵다. 북한의 지령을 받았다면 사법적으로 다룰 문제지만 탈북·핵·인권 등 각기 사안마다 다른 입장을 보일 수도 있다. 지금 종북을 규정짓는 것보다 탈북자와 북한인권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일이 시급하다.”

    이어 강조했다.

    “개인의 사상을 검증한다는 것은 본질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거짓말을 할 수도 있고, 머리를 스캔한다고 나오는 게 아니다”  

    하태경 의원은 임 의원을 '수경이'라고 불렀다.

    두 사람은 모두 86학번으로 각각 서울대와 한국외대에 다니면서 NL(자주파‧민족해방) 중심으로 결성된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에서 학생운동을 주도했다.

    그는 임 의원과의 인연에 대해 말했다.

    “94~95년 통일운동을 할 때까지 친하게 지냈다. 지금도 악감정은 없다. 서로 존중하는 사이다. 내가 북한인권운동으로 전환하면서 서로 생각이 안맞아 틀어졌다. 대외적으로 내가 북한인권법을 얘기하고 나서는 교류가 없었을 뿐이다.”

    하 의원은 지난 4월 총선에서 부산 해운대구기장군에서 당선된 뒤 비례대표로 입성한 임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북한 관련해서 각각 여야의원으로 잘 풀어보자”고 말하자, 임 의원은 “알겠다, 잘 해보자”고 짧게 끊었다고 전했다.

    임 의원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하태경 의원은 새누리당에서 대화할 수 있는 상대”라고 했었다. 하 의원은 이를 두고 “생각은 다르지만 앞으로 미래지향적으로 잘 나아가자는 메시지로 이해했었다”고 말했다.

    결국 임 의원의 이런 발언은 정치적 수사로 귀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