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철 “역선택 현실적으로 불가능” vs 친박계 “미국 공화당 사례가 있는데”
  • ▲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 회의실에서 열린 제5차 최고위원회의에서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 회의실에서 열린 제5차 최고위원회의에서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초반부터 날선 신경전이었다.

    새누리당 지도부가 31일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도입 문제를 놓고 한바탕 설전을 벌였다.

    포문은 친이계 심재철 최고위원이 열었다.

    심 최고위원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도중 지난 22일과 30일 열린 전문가 초청 오픈프라이머리 토론회 내용을 소개했다.

    그는 “오픈프라이머리의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역선택의 경우 작은 규모 선거에선 역선택을 통해 결과를 뒤집을 수 있으나 대선처럼 전국단위 선거에서는 대량 동원을 해야 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라고 설명했다.

    이어 “더욱이 (유권자에게) 어느 한 쪽만 미리 선택하도록 하고 어느 한 쪽이 선택한 사람에 대해서는 다른 쪽에서 선택하지 못하게 하는 것도 기술적으로 어려움이 없다”고 했다.

    조직 동원 우려에 대해선 “결과를 뒤집으려면 엄청난 사람을 동원해야 하는데다 금품이 개입되면 사고가 터지게 마련이고 이는 자기파멸로 연결되기 때문에 예방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설득력은 크게 떨어져 보였다. 친박계 최고위원들이 이러한 요구에 대해 일제히 제동을 걸고 나선 것.

    정우택 최고위원은 “(결과가 한쪽으로 치우쳤는데) 찬성 쪽에선 이런 의견이, 반대쪽에선 이런 의견이 나왔다고 보고해야 타당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김용태 의원이 오픈프라이머리 도입 법안을 제출한 데 대해서도 “사안을 국회로 옮겨 야당의 공세까지 끌어들일 가능성이 농후한 일을 저질러가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의 시각이 있다”고 말했다.

    이혜훈 최고위원도 “‘역선택이 발생한 사례가 없다’고 했는데 지난번 미국 공화당 후보를 정할 때 당내 3등이 오픈프라이머리에서 1등을 차지하는 경우가 있었고 이는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동원선거 우려도 야당 경선과정의 불법-탈법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다. 심 최고위원의 주장은 이상이고 현실은 그것과 전혀 다르다”고 반박했다.

    또 “흥행 때문에 오픈프라이머리를 도입하자는 말도 어떻게 보면 본질과 무관한 표피적-전략적 술수로 (유권자들을) 포장만 보고 선택을 하는 분들로 폄하하는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분열을 씨앗을 만들 수 있는 경선 룰 전쟁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잊지 않았다.

    유기준 최고위원은 “우리가 마치 당원들만 모여 후보를 정하는 것처럼 오해하는 분들이 있는데 경선 룰에 이미 50%의 민심을 반영하게 돼 있으며 경선 룰에 오픈프라이머리 정신이 가미돼 있다”고 했다.

    친박계 최고위원들이 반론을 펴자 심재철 최고위원은 “‘흥행이나 포장 전술이 아니냐’고 지적하는데 그게 아니라 오픈프라이머리는 시대적 흐름”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그러면서 “분열의 씨앗을 걱정하는데 오픈프라이머리를 하는 게 분열의 씨앗을 줄이는 것인지, 안 하는 게 줄이는 것인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