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달러는 뉴저지주 허드슨빌라 400호 매매대금 가운데 일부”
  •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딸 정연(37)씨를 둘러싼 ‘13억 돈상자’ 의혹이 결국 사실로 드러났다.

    ‘13억 돈상자’ 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 중수부(부장 최재경)는 최근 귀국한 재미 교포 경연희(43·여)씨로부터 “정연씨로부터 환치기 방식으로 100만달러를 전달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돈 상자의 출처 및 불법송금 여부를 밝히기 위해선 노정연씨에 대한 소환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은 30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 반까지 사건의 키를 쥐고 있는 경연희씨를 불러 조사했다. 경씨는 정연씨가 미국에서 구입한 호화 아파트의 원 주인이다.

    27일 자진 귀국한 경씨는 28~29일 이틀간 대검 청사로 나와 장시간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경씨에게 정연 씨가 아파트 구매대금으로 100만달러를 보낸 것이 맞는지, 이 돈을 어떤 방식으로 건네받았는지 등을 추궁했다.

    경씨는 검찰 조사에서 “100만달러는 2007년 5월 정연씨에게 팔기로 계약한 미국 뉴저지주 허드슨빌라 400호 매매대금 가운데 일부”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 ▲ 노무현 전 대통령의 딸 정연씨가 아파트를 구입한 것으로 알려진 미국 뉴저지주 웨스트뉴욕의 고급 아파트 단지인 허드슨 클럽. 허드슨강에 바로 접해 있어 맨해튼 마천루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고, 수영장과 스파, 헬스클럽, 소극장, 클럽 라운지 등을 갖추고 있다. ⓒ연합뉴스
    ▲ 노무현 전 대통령의 딸 정연씨가 아파트를 구입한 것으로 알려진 미국 뉴저지주 웨스트뉴욕의 고급 아파트 단지인 허드슨 클럽. 허드슨강에 바로 접해 있어 맨해튼 마천루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고, 수영장과 스파, 헬스클럽, 소극장, 클럽 라운지 등을 갖추고 있다. ⓒ연합뉴스

    경씨는 이 아파트에서 가장 규모가 큰 400호를 220만달러에 팔기로 했다. 이 중 계약금(선수금) 격인 40만달러는 2007년 9월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이 홍콩 차명계좌에서 송금해줘서 받았고, 2009년 1월 정연씨에게 환치기로 받은 100만달러는 중도금 성격이라는 것이다. 경씨는 잔금 80만달러는 아직 받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3월 <오마이뉴스>를 통해 “박연차 회장에게서 40만달러를 받은 뒤 정연씨와 어떤 금전거래도 없었다”고 밝힌 것과는 완전히 태도가 달라졌다.

    경씨가 13억 돈상자의 출처를 진술함에 따라, 이 돈을 누가 정연씨에게 주었느냐는 의혹도 증폭되고 있다. 박연차 전 회장은 지난 2월 “13억원은 내가 준 게 아니다”라고 검찰에 진술한 바 있다.

    이번 의혹을 최초 폭로한 카지노 전직 매니저 이달호(45)씨 형제는 “경씨가 시키는 대로 2009년 1월10일 오전 10시쯤 경기 과천의 지하철역에서 만난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쓴 50대 남성’이 안내한 비닐하우스에 13억원이 담긴 상자 7개가 있었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결국 이 ‘선글라스남’이 누군지도 검찰 수사의 초점이 될 전망이다. 경씨는 그가 누군지 모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번 사건이 정치적으로 민감한 만큼 신중한 태도를 보이며 말을 아끼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