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13억 돈상자’ 권양숙 여사도 서면조사
  • ‘13억 돈상자’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검은돈의 출처를 규명하기 위해 고(故) 노무현 대통령의 부인인 권양숙(65) 여사를 서면조사한 것으로 25일 알려졌다.

    이 사건은 노무현 전 대통령 딸 정연(37)씨가 2009년 1월 재미교포 경연희(43)씨에게 미국 뉴저지주 소재 고급아파트 ‘허드슨클럽’ 매입자금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13억원을 100만달러로 환치기해 불법 송금한 것이 핵심이다.

  • ▲ 노무현 전 대통령의 딸 정연씨가 아파트를 구입한 것으로 알려진 미국 뉴저지주 웨스트뉴욕의 고급 아파트 단지인 허드슨 클럽. 허드슨강에 바로 접해 있어 맨해튼 마천루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고, 수영장과 스파, 헬스클럽, 소극장, 클럽 라운지 등을 갖추고 있다. ⓒ연합뉴스
    ▲ 노무현 전 대통령의 딸 정연씨가 아파트를 구입한 것으로 알려진 미국 뉴저지주 웨스트뉴욕의 고급 아파트 단지인 허드슨 클럽. 허드슨강에 바로 접해 있어 맨해튼 마천루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고, 수영장과 스파, 헬스클럽, 소극장, 클럽 라운지 등을 갖추고 있다. ⓒ연합뉴스

    아파트 구입자금을 둘러싼 의문은 3년 전부터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로 남아 있었다.

    당시 검찰 조사에서 정연씨는 “허드슨클럽 400호 계약금으로 40만달러를 경씨에게 줬지만 잔금은 치르지 않았고 (허드슨클럽) 435호는 보증금과 월세를 더해 5만달러에 빌려 살았다”고 진술했었다.

    하지만 지난달 말 귀국한 경씨는 검찰 조사에서 “정연씨에게 100만달러를 받은 게 맞고 2007년 220만달러에 정연씨에게 팔기로 계약한 미국 뉴저지주 허드슨클럽 400호 중도금으로 받은 것”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진술을 확보한 검찰은 현재 이 돈이 어디에서 나왔는지 출처를 밝히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검찰은 지난 12일 정연씨에게 서면질의서를 발송해 “경씨의 요청으로 돈(100만달러)을 보냈다”는 진술이 담긴 답변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돈의 출처에 대해선 끝내 진술하지 않았다.

    이에 검찰은 권양숙 여사에게도 돈 출처와 관련한 질의서를 보냈다. 권 여사는 25일 검찰에 낸 서면진술서에서 “나는 관련이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2007~2008년 노 전 대통령 가족에게 640만달러를 준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 역시 “100만달러는 내 돈이 아니다”라고 검찰에 진술했었다.

    돈의 주인(출처)이 없는 것이다. 서로 입을 다물고 있는 상황이다.

    돈을 사과 박스 7개로 나눠 담아 전달한 ‘선글라스에 마스크를 쓴 50~60대 남성’이 누군지도 의문이다.

    ‘선글라스 남성’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후원한 기업인 혹은 전직 청와대 관계자 등으로 압축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정연씨가 끝내 돈 출처를 밝히지 않을 경우 소환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번 사건은 경씨가 단골이던 미국 폭스우드 카지노의 전직 매니저인 이달호씨 형제가 올 초 “경씨가 정연씨에게 100만달러를 보내라며 통화하는 것을 들었고 환치기에 우리가 직접 개입했다”고 폭로하면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