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사퇴 당원 총투표 제안···진중권 “너 따위 거취 결정에 전 당원 투표하나”
  • ▲ 지난 2003년 8월14일 민혁당 사건으로 수감중이던 이석기씨가 14일 대전교도소에서 8.15 특사로 가석방돼 동료들에게 손을 흔들며 출소하고 있다. 당시 민혁당 사건 판결문에 따르면 이석기씨는 민혁당 간부로서 북한의 지하조직원으로 활약했다. ⓒ연합뉴스
    ▲ 지난 2003년 8월14일 민혁당 사건으로 수감중이던 이석기씨가 14일 대전교도소에서 8.15 특사로 가석방돼 동료들에게 손을 흔들며 출소하고 있다. 당시 민혁당 사건 판결문에 따르면 이석기씨는 민혁당 간부로서 북한의 지하조직원으로 활약했다. ⓒ연합뉴스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경선 투표 당시 2번 이석기 당선자가 온라인 투표에서 득표한 1만여표 중 60% 정도가 IP 중복 투표로 이뤄진 사실이 드러났다.

    이는 다른 사람도 아닌 같은 경기동부연합 출신 당권파 이정희 공동대표의 입에서 나온 내용이다.

    만약 대리투표가 대규모로 이뤄졌다면 당권파가 부정 경선에 조직적으로 개입한 것으로도 볼 수 있어 주목된다.

    <문화일보>에 따르면 지난 4일 전국운영위원회에서 이정희 공동대표는 “(진상조사위가) 특정 후보만 동일 IP를 확인했다는 보고를 받았고 전체의 60%, 6천표라고 메모를 해뒀다”고 말했다. ‘특정 후보’에 대해서는 “1위 후보”라고 했다.

    비(非)당권파 중심의 진상조사위원회가 당권파인 이석기 당선자를 표적으로 삼는 조사를 진행했다는 것을 부각시키기 위해 한 말이었다.

    그러자 진상조사위에 참여했던 박무 위원은 “특정후보와 연결해 말한 적은 없다”고 했다.

    이에 이 공동대표는 비공개 회의록을 공개하며 “(박무 위원이) 최다득표한 후보만 총비율을 따져 봤다고 보고했는데 유시민 대표께서는 ‘이석기 후보’라고 말씀하셨다”라고 밝혔다.

    이석기 당선자는 온라인 투표에서 1만183표를 얻어 1위를 차지했었다.

    또 다른 조사위원인 고영삼 위원은 6일 당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대표단에 보고 드리는 비공개 자리에서 대표께서 동일 IP에 대한 질문을 하셨고 그 비중이 얼마나 되느냐는 질문에 특정 후보 같은 경우는 총득표 대비 60%까지 되는 후보도 있다고 말씀드렸다. 그 후보가 누구냐고 재차 이어지는 질문에 최다득표자(이석기)라는 대답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진상조사위가 특정 IP에서 온라인 투표를 한 당원 90명을 직접 조사한 결과 응답한 65명 중 12명이 투표를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또 7명은 당원도 아니었다.

    이는 한 컴퓨터에서 특정 인물이 다른 사람들의 이름으로 대리투표를 했다는 유력한 증거다. 따라서 이석기 당선인이 IP 중복투표로 얻은 6천여표 중 상당수가 대리 투표나 명의 도용의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

    조준호 진상조사위원장은 최근 대표단 비공개 간담회에서 “후보자별로 시간대별 득표현황이 있는데 다른 후보는 일정한 규칙성이 있지만 특정 후보는 소스코드를 연 것과 득표율이 급상승하는 게 일치되는 특이현상이 나타난다. 이것만으로도 의혹은 충분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 ▲ 진중권 트위터
    ▲ 진중권 트위터

    한편, 이석기 당선자는 자신의 사퇴 문제와 관련해 당원 총투표를 제안했다. 만약 당원 총투표가 이뤄진다면 당의 지분 중 55%를 쥐고 있는 당권파가 이 당선자를 감싸면서 사퇴가 무산될 수 있다.

    이에 대해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에 “사실상 ‘당 대표’세요. 너 따위의 거취를 결정하느라 전 당원이 투표를 해요? 과대망상이죠. 그 투표는 또 어떻게 믿겠어요. 당의 주인은 당원이다? 국고보조금 토해 놓고 저 구석에서 ‘주인’들끼리 노세요”라고 일침을 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