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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진보당 비례대표 경선 투표 당시 2번 이석기 당선자가 온라인 투표에서 득표한 1만여표 중 60% 정도가 IP 중복 투표로 이뤄진 사실이 드러났다.
이는 다른 사람도 아닌 같은 경기동부연합 출신 당권파 이정희 공동대표의 입에서 나온 내용이다.
만약 대리투표가 대규모로 이뤄졌다면 당권파가 부정 경선에 조직적으로 개입한 것으로도 볼 수 있어 주목된다.
<문화일보>에 따르면 지난 4일 전국운영위원회에서 이정희 공동대표는 “(진상조사위가) 특정 후보만 동일 IP를 확인했다는 보고를 받았고 전체의 60%, 6천표라고 메모를 해뒀다”고 말했다. ‘특정 후보’에 대해서는 “1위 후보”라고 했다.
비(非)당권파 중심의 진상조사위원회가 당권파인 이석기 당선자를 표적으로 삼는 조사를 진행했다는 것을 부각시키기 위해 한 말이었다.
그러자 진상조사위에 참여했던 박무 위원은 “특정후보와 연결해 말한 적은 없다”고 했다.
이에 이 공동대표는 비공개 회의록을 공개하며 “(박무 위원이) 최다득표한 후보만 총비율을 따져 봤다고 보고했는데 유시민 대표께서는 ‘이석기 후보’라고 말씀하셨다”라고 밝혔다.
이석기 당선자는 온라인 투표에서 1만183표를 얻어 1위를 차지했었다.
또 다른 조사위원인 고영삼 위원은 6일 당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대표단에 보고 드리는 비공개 자리에서 대표께서 동일 IP에 대한 질문을 하셨고 그 비중이 얼마나 되느냐는 질문에 특정 후보 같은 경우는 총득표 대비 60%까지 되는 후보도 있다고 말씀드렸다. 그 후보가 누구냐고 재차 이어지는 질문에 최다득표자(이석기)라는 대답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진상조사위가 특정 IP에서 온라인 투표를 한 당원 90명을 직접 조사한 결과 응답한 65명 중 12명이 투표를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또 7명은 당원도 아니었다.
이는 한 컴퓨터에서 특정 인물이 다른 사람들의 이름으로 대리투표를 했다는 유력한 증거다. 따라서 이석기 당선인이 IP 중복투표로 얻은 6천여표 중 상당수가 대리 투표나 명의 도용의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
조준호 진상조사위원장은 최근 대표단 비공개 간담회에서 “후보자별로 시간대별 득표현황이 있는데 다른 후보는 일정한 규칙성이 있지만 특정 후보는 소스코드를 연 것과 득표율이 급상승하는 게 일치되는 특이현상이 나타난다. 이것만으로도 의혹은 충분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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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석기 당선자는 자신의 사퇴 문제와 관련해 당원 총투표를 제안했다. 만약 당원 총투표가 이뤄진다면 당의 지분 중 55%를 쥐고 있는 당권파가 이 당선자를 감싸면서 사퇴가 무산될 수 있다.
이에 대해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에 “사실상 ‘당 대표’세요. 너 따위의 거취를 결정하느라 전 당원이 투표를 해요? 과대망상이죠. 그 투표는 또 어떻게 믿겠어요. 당의 주인은 당원이다? 국고보조금 토해 놓고 저 구석에서 ‘주인’들끼리 노세요”라고 일침을 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