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 朴 지원으로 성패 가를 지역 '선별'"비강남권, 친박 성적표가 대선 지지로 연결"
  • ▲ 새누리당 박근혜 선대위원장이 4.11 총선을 2일 앞둔 9일 오후 경기 인천 서구 석남동 거북시장을 방문했다. 한 분식집에 있는 화분을 보고 좋아하는 박근혜 위원장. ⓒ연합뉴스
    ▲ 새누리당 박근혜 선대위원장이 4.11 총선을 2일 앞둔 9일 오후 경기 인천 서구 석남동 거북시장을 방문했다. 한 분식집에 있는 화분을 보고 좋아하는 박근혜 위원장. ⓒ연합뉴스

    결전의 날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4.11 총선 지원 유세를 펼치는 박근혜 새누리당 위원장의 발자취를 9일 따라가 봤다. 동선은 '초박빙' 지역으로 그려졌다. 박 위원장의 지원으로 성패가 달라질 수 있는 격전지였다.

    박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를 시작으로 양천, 강서 등을 돌며 막판 ‘세 집결’에 나섰다. 이 지역들은 초박빙 선거구인 동시에 ‘박근혜의 남자들’로 꼽히는 친박(친박근혜)계 후보들이 대거 포진해 있었다. 그만큼 이번 선거가 새누리당에게 어렵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뜻이였다.

    가장 먼저 들른 영등포을에는 권영세 사무총장이 4선에 도전한다. 박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공식선거운동 첫 유세에도 권 후보의 출근길 인사를 도왔다. 권 후보는 당이 비대위로 전환되면서 박 위원장이 직접 사무총장에 임명했을 만큼 두터운 신임을 받아 친박 실세로 통한다.

    그러나 민주통합당 신경민 후보와의 양상은 한마디로 ‘엎치락뒤치락’이다.

    지난 2일 <조선일보> 조사에서는 신 후보(37.5%)가 권 후보(34.7%)를 압도했으나 당일 밤에 공개된 <방송3사> 여론조사에서는 권 후보가 39%를 얻어 신 후보(37.1%)를 눌렀다. 박 위원장의 방문으로 권 후보는 승리 ‘굳히기’ 에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이날 영등포구 신길동에 박 위원장이 뜨자 주변 노점상 상인들을 비롯해 길가던 행인들까지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면서 일대가 극심한 혼잡을 빚기도 했다. 

    양천지역에 이어 들른 강서갑‧을도 ‘백중세’가 펼쳐지고 있다.

    구상찬 후보(강서갑)는 2007년 대권 경선 당시 박 위원장의 공보특보를 지냈고, 2008년 특사로 중국 방문 때 수행했다. 그러나 민주통합당의 신기남 후보가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MB 심판론’을 들고 나와, 승기를 잡기가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박 위원장은 구 후보의 유세차에 올라 “구상찬 후보는 특유의 추진력으로 강서 발전을 위해 많은 일을 해왔다. 국회의 최고 정보통으로 통한다”며 치켜세웠다. 구 후보 측은 “박 위원장이 다녀갔으니 지지율 상승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쇄신파인 김성태(강서을) 후보도 박 위원장과 가까운 편이다. 당 비정규직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2015년부터 공공부문 비정규직 철폐’ 공약을 주도했다.

    박 위원장은 “김 후보를 모두가 고민을 하고 있는 일자리‧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는데 꼭 필요한 인재”라고 소개했다. 김 후보는 4일 <중앙일보> 여론조사 결과에서 42.4%를 얻어 김효석 민주통합당 후보(38.1%)에 소폭 앞서는 상황이다.

    또 연이어 들른 인천 서구강화군갑에도 박 위원장의 비서실장인 이학재 의원이 고군분투 중이다. 또 핵심측근인 유정복(경기 김포) 의원의 3선을 위한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지난 17, 18대 때는 유 의원이 내리 당선됐다. 그는 중장년층의 높은 지지하에 지난 8년 간 탄탄하게 지역구를 관리해 온 것으로 평가 받는다. 그러나 총선을 앞두고 한강신도시 조성으로 서울로 출퇴근하는 젊은층 인구가 크게 늘었다.

    야권의 지지기반이 크게 확장되면서 승패를 가늠하기 어려워졌다는 게 유 후보측 평가다. 또 '재도전'하는 김창집 민주통합당 후보가 착실하게 인지도를 쌓으며 '정권심판론'으로 압박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박 위원장의 측근들의 생사여부에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대선을 앞두고 마지막 선거인 만큼 박 위원장의 '유세 영향력'을 평가해 볼 수 있는 기회라는 시각이 많다.

    한 관계자는 "새누리당 지지세가 약한 지역에서 친박 후보들의 성적표를 보면 박 위원장이 향후 대선에서 수도권에서 지지를 엿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일부 후보들에게는 "나의 동지들"이라며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해 이들 지역구를 방문이 얼마나 표심을 자극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