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 "상황실 업무, 朴 지원 요청·항의가 대부분"하루 평균 10번 이상 유세차 올라…목 상태 '적신호'
  • ▲ 새누리당 박근혜 선대위원장이 4.11 총선을 2일 앞둔 9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오거리 앞에서 시민들에게 인사 하고 있다. ⓒ 연합뉴스
    ▲ 새누리당 박근혜 선대위원장이 4.11 총선을 2일 앞둔 9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오거리 앞에서 시민들에게 인사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아이고, 박근혜씨가 갔네. 대통령을 못봤네.”
    4.11 총선을 이틀 앞둔 9일 오후 서울 가양동에서 진행된 박근혜 새누리당 중앙선대위원장의 지원 연설 시간에 꼭 맞춰 왔지만 일정이 당겨지는 바람에 이를 놓친 한 유권자의 아쉬운 푸념이다.

    이번 선거에서 ‘박근혜 마케팅’이 활발하다. 야권이 다수의 선대위원장 체제로 돌아가는 반면 새누리당은 박근혜 선대위원장 ‘원톱’으로 지원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이준석, 김종인 비대위원과 이자스민 비례대표 후보 등 당의 '얼굴'들도 격전지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박 위원장 1인만 못하다는 게 후보들의 평가다.

    박 위원장의 지역구 유세가 확정되면 가장 발빠르게 움직이는 것도 단연 후보 측이다.

    후보들은 문자메시지와 SNS 등을 적극 활용해 박 위원장의 유세 시각과 장소를 홍보하는데 열을 올린다. 한 후보측 관계자는 “일단 떴다고 하면 지지 여부를 떠나 화제가 되고 주목하게 된다. 후보 혼자 유세차에 오르는 것보다 수십 배의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또 다른 후보측 관계자도 “박 위원장의 쌓아온 이미지가 신뢰, 약속 정치가 아니겠느냐. 일단 (연설을) 듣고 나면 또 움직이게 되는게 사람 마음”이라며 기존 지지층 외에 부동층 흡수에도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박 위원장에 대한 예우도 극진하다. 그가 도착하기 30여분 전부터 마련된 단상에는 사회자가 박 위원장의 동선을 세밀하게 알리며 유권자들의 발목을 붙잡는다. 박 위원장과 후보자와의 관계를 상세하게 홍보하며, 박 위원장의 대권행에는 후보자의 힘이 적극 필요하다는 게 요지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박 위원장을 찾는 후보자들의 ‘러브콜’은 선거일 전까지 계속되고 있다. 이혜훈 종합상황실장은 이날 “하루 종일 상황실에서 하는 일 대부분이 박 위원장이 우리 지역에는 언제 오시냐, 꼭 오시게 해달라는 항의와 요청의 전화를 받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건강 상태에도 적신호가 들어왔다. 지난달 29일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이래, 박 위원장이 보통 하루에 소화하는 유세 일정만 10개가 넘는다. 지난 5일 울산에서 경기 일산까지 ‘500km 대장정’을 펼친 이후부터 굵어진 목소리는 선거 이틀을 앞두고는 독감에 걸린 것처럼 걸걸해진 상태다.

    봄꽃의 개화기까지 늦춘 꽃샘 추위에 박 위원장은 쌀쌀한 오전에는 두툼한 외투를 입고, 날씨가 풀린 오후에는 붉은색 새누리당 점퍼를 입고 유세 현장을 누비고 있다. 하지만 누적된 피로에 몸이 많이 약해졌다.

    박 위원장 측 관계자는 “잦은 연설로 목 상태가 굉장히 안 좋아졌다. 최대한 목을 아끼고 남은 선거기간동안 전력하겠다 의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