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후진타오도 아들ㆍ딸ㆍ손자 있을 것.. 우리 딸 도와달라"정베드로 목사 "앞으로 50일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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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기독교사회책임탈북동포회'는 '선진중국 기원 및 탈북난민 강제북송중지 호소집회'를 178차례나 이어오고 있다. ⓒ 뉴데일리
    ▲ '기독교사회책임탈북동포회'는 '선진중국 기원 및 탈북난민 강제북송중지 호소집회'를 178차례나 이어오고 있다. ⓒ 뉴데일리

    "후진타오에게 부탁하고 싶다. 우리 딸, 꼭 도와달라고."

    4일 오후 2시, 서울 중국대사관에서 열린 '중국의 강제북송'에 항의하는 집회에 참석한 한 탈북자에 말을 건네자 그는 눈물부터 흘렸다.

    한국에 온지 5년 된 그는 "배가 고파 중국에 있었는데 그곳에서도 말이 통하지 않아 일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돈 좀 벌어보겠다고 한국으로 오려다가 딸이 잡혀 북송됐다"고 했다.

    "그 후로 정신병을 앓고 지내다 최근에야 아르바이트하면서 일하며 살고 있다"며 울부짖었다. 딸에 대해 더 자세히 물을 수가 없었다.

    "후진타오도 아들과 딸이 있고, 손자도 있을 것이다. 자기 자식을 보지 못하는 심정을 그도 충분히 알지 않겠느냐. 정말 간절히 그에게 부탁하고 싶다. 우리 딸을 꼭 좀 도와달라고."

    이날 오전에 들려온 탈북자 4명의 입국 소식에 기쁜 마음도 잠시였다. 집회의 성과가 있었다고 생각하던 차에 한 탈북자의 절규가 하루종일 가슴을 아프게 했기 때문이다.

    중국 내 한국대사관에는 아직도 탈북자들이 남아 있다. 중국 땅을 방황하며 가슴을 졸이는 탈북자들은 더 많다. 그리고 중국 공안에 체포돼 북송된 탈북자들도 부지기수다. 그들의 가족은 모두 이 탈북자와 같은 심정일 것이다.

    이날 2시 집회는 기독교사회책임탈북동포회가 주최했다. 이들은 '선진중국 기원 및 탈북난민 강제북송중지 호소집회'를 178차나 이어오고 있다.

    "중국도 변화시킬 수 있다."

  • ▲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 ⓒ 뉴데일리
    ▲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 ⓒ 뉴데일리
     
  • ▲ 북한정의연대 대표 정베드로 목사 ⓒ 뉴데일리
    ▲ 북한정의연대 대표 정베드로 목사 ⓒ 뉴데일리

    이날 오후 7시에는 난민인권단체 '피난처'가 주관하는 촛불 집회가 열렸다.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은 탈북자들을 위해 촛불을 든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진지 51일째였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은 집회에 참석해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움직임에 대해 '중극을 자극하면 안된다', '그렇게 한다고 중국이 변하겠는가'하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어제 국군 포로 가족들이 돌아왔고, 다른 탈북자들도 돌아올 것이라는 것을 어제 국민들이 보고 다 기뻐했다. 하면 된다. 중국도 변화시킬 수 있다"고 했다.

    박 의원은 "이 운동을 계속한다면 통일이 될 것이고, 북한에 진정한 자유가 찾아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정의연대 성준혁 학생이 마이크를 잡고 "아직 고등학생이라 친구도 만나고, 공부도 해야한다. 종교인이라 예배도 드려야 한다. 하지만 탈북자들을 위해 조금이라도 헌신해야겠다는 생각에 이곳을 찾았다"고 밝혔다.

    매일 오후 2시와 7시에 집회에 참석하며 중국대사관 앞을 지킨 북한정의연대 대표 정베드로 목사는 "지난 50일 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 앞으로 50일 동안 또 어떤 일이 일어날지 기대된다. 끝까지 인내하고 싸워갈 것"이라고 했다.

    이날 집회는 피난처 이원지 간사의 피아노 반주와 이호택 대표의 기타 연주에 맞춰 탈북자들을 위한 곡 'WHY(그들은 왜)'로 마무리됐다.

  • ▲ 북한정의연대 대표 정베드로 목사 ⓒ 뉴데일리
     
  • ▲ 북한정의연대 대표 정베드로 목사 ⓒ 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