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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들, 가장 가련한 이들과 함께 울었다
“탈북민들의 강제북송에 반대하며 우리는 함께 할 것입니다”
金成昱
가장 낮고 천한 이들과 함께 울었다. 한국의 靈魂(영혼)은 아직 살아 있었다.
4일 저녁 7시 연세대학교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Cry with us’ 콘서트는 일그러진 한반도 현상이 깨지는 序幕(서막)과 같았다. 탈북자 강제송환 저지를 눈물로 알리는 공연. 90분 공연 내내 연예인들도, 탈북자들도 함께 울었다. 행사장엔 차인표氏를 비롯해 노래를 부른 윤복희, 박상민, 장혜진, 노사연, 이무송, 이루, 박완규氏 등 50여 명의 연예인이 참석했다.
노래가 흘렀고 행사 끝 무렵 연예인들은 돌아가며 이렇게 약속했다. “나 송재호는 탈북자들을 위하여 함께 울겠습니다. 나 최란·이충희는 탈북자들을 위하여 함께 울겠습니다. 나 강원래·구준엽·김송은 탈북자들을 위하여 함께 울겠습니다...” 50여 명의 릴레이 선언이 흐르자 온 몸에 전율이 흘렀다. 탈북자로 참석이 제한된 객석 여기저기 흐느낌이 들려왔다. 영화 ‘크로씽’의 주제가 ‘Cry with us’ 가사처럼 “그댄 나의 이웃이요 형제요 모두가 돼 다함께 울었다” 연예인들은 “탈북민들의 강제북송에 반대하며 우리는 함께 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행사를 주도한 차인표氏는 “한 분만 와도 진행하려고 했는데 이 자리를 채워주신 탈북민 여러분 감사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전 세계에서 누가 탈북민을 환영해 줬습니까? 고통 속에 죽어갈 때 대신 울어준 사람이 있습니까? 지금부터 시작입니다. 우리들을 시작으로 암흑 속에서 울음소리조차 낼 수 없었던 탈북민을 위해 대신 울겠습니다”
‘Cry with us’는 이날 행사 명칭이자 탈북자 강제송환 저지를 위한 연예인 모임의 이름이었다. 단체 대표 강원래氏의 호소이다.
“배가 고파 고향을 떠난 것이 처형당할 죄입니까? 우리가 누군가의 딸 아들이듯 탈북자도 누군가의 딸 아들입니다. 우리의 생명이 소중하듯 탈북자의 생명도 소중한 것입니다. 탈북자들 그들은 울 힘도 없는 세상에서 가장 약한 자들입니다”
개그우먼 박미선氏는 “하나님이 창조하신 존엄한 인간을 짐승처럼 죽도록 내버려 둬서는 안 된다”는 테레사 수녀의 말을 인용해 이렇게 전했다.
“강제송환 후 처형당하고, 정치범수용소에 3대가 끌려가 죽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탈북민 현실에 더욱 가슴 아픕니다. 공포 속에 사는 동포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그저 관심을 가져달라 말할 뿐. 작은 관심이 모이고 모이면 그들을 살릴 힘이 될 것입니다”
17세에 중국에서 北送(북송)됐다 다시 남한에 온 이경화(27.연세대 재학)양은 강제송환 위기에 몰린 탈북민들에게 “희망의 끈을 놓지 말고 꼭 살아 달라”고 호소했다.
한반도 끝자락에 자유와 폭압, 진실과 거짓, 정의와 불의, 생명과 죽음이 치열한 공방을 벌인다. 그리고 가련한 자들을 살리려 착한 사람들이 팔을 걷고 나섰다. 나 역시 빛의 편에 서 있음을 감사하며 행사장을 빠져나왔다. 쌀쌀해진 날씨에 옷깃을 세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