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홍콩아트페스티벌 독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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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음악계에서도 이제 동양이 중요합니다. 유명 오케스트라들이 모두 동양을 잡으려 하고 있어요."
- ▲ 피아니스트 백건우ⓒ
홍콩에서 열리는 홍콩 아트페스티벌(香港藝術節)에 참가하기 위해 홍콩을 찾은 피아니스트 백건우는 클래식 음악계가 동양을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1일 홍콩예술센터 콘서트홀 공연을 앞두고 만난 백건우는 "홍콩은 이번이 네 번째 방문이지만 7~8년 전 홍콩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이후 오랜만에 공연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홍콩 아트페스티벌은 지난 1973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40년째를 맞은 유서깊은 예술축제로 홍콩 정부 등의 주관 아래 오페라와 무용, 클래식 음악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 작품들이 한 달가량 공연되는 종합 예술행사다.
올해 행사에 우리나라 예술인으로는 백건우 외에 지휘자 정명훈이 로열 콘서트헤보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홍콩을 찾는다.
이번 페스티벌 참가는 지난해 중국 공연이 인연이 됐다. 그는 "지난해 중국 광저우(廣州)에서 공연할 때 라벨의 곡을 연주했는데 그 소식을 듣고 홍콩아트페스티벌 측에서 같은 레퍼토리를 연주해줬으면 좋겠다고 요청이 왔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라벨의 '고풍스런 미뉴에트'와 '쿠프랭의 무덤' 등 모두 12곡을 연주한다.
전 세계를 돌며 연주하는 백건우지만 최근 그에게는 중국이 중요한 공연지 중 한 곳이 됐다.
지난해에만 광저우를 비롯해 베이징(北京)과 상하이, 항저우(杭州) 등 네 곳에서 공연을 했고 오는 4월에 상하이와 광저우에서 공연이 예정돼 있다.
"중국에서 공연하기 시작한 것은 10여년 됐는데 중국 음악인들도 저를 좋아해 주고 중국 대중들도 잘 맞는 것 같아요. 중국 베이징(北京) 페스티벌에 참가했을 때 차이나 필하모닉 디렉터와 알게 되면서 중국 연주를 자주 하게 됐는데요, 중국인들이 워낙 클래식 음악에 대해 알고 싶어했고 굶주려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동양 연주자로 서양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몇 안 되는 음악인이라 그런지 더 가깝게 느꼈던 것도 같고요. 그래서인지 중국 음악인들과 호흡도 잘 맞고 그런 소문들이 퍼지면서 매년 공연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공연 때 피아노 전공 교수들이 제자들과 함께 와서 진지하게 연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에요."
그는 올해 중국과 함께 특히 일본에서 독주와 협주 등 3차례 연주 계획이 잡혀 있는 등 아시아권에서 공연 계획이 많다.
그는 이제 세계 클래식 음악계에서도 동양이 중요하게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의 중요한 오케스트라들이 모두 동양을 잡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원래 중요한 곳이었지만 이제 중국과 한국에도 많은 관심을 쏟고 있습니다. 한 번 한국을 찾았던 사람들은 한국 청중의 따뜻한 반응에 모두 다시 가고들 싶어해요. 이제 오히려 우리가 그들을 선택할 때가 됐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