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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지도부 인사가 잇따라 ‘MB 정부 실세 용퇴론’을 제기하면서 당내 계파 갈등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쇄신파이자 박근혜 위원장의 측근인 김세연 비상대책위원은 29일 “한나라당이 이토록 국민적 불신을 받게 된 것에 대해 근본 원인을 제공한 분들은 그에 상응하는 책임 있는 결단을 내려줄 때”라고 밝혔다.
김 위원이 용퇴 대상을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당내에선 현 정부 핵심인사와 전직 당 대표에게 칼 끝을 겨눈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친이계의 좌장인 이재오 의원, 지난해 4.27 분당을 선거 패배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 안상수 전 대표가 주요 타깃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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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근혜 위원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양호상 기자
권영세 사무총장이 곧바로 김세연 위원의 주장에 힘을 보탰다.
권 사무총장은 30일 오전 YTN 라디오 ‘강지원의 출발 새 아침’에 출연, “원론적으로 말해 책임을 져야 할 분들이 책임을 져야 하는 건 당연한 얘기가 아니겠냐”고 말했다.
그는 ‘실세 용퇴론’과 관련해 “스스로 부담이 된다고 느끼는 분들이 경륜에 의해 판단이 되면 물러나 주는 게 제일 좋다. 공천심사 과정이나 선거과정에서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은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최초 ‘실세 용퇴론’을 제기해 논란을 일으킨 김종인 비상대책위원도 가세했다.
김종인 위원은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당 대표를 지냈건 지내지 않았던 간에 당을 이런 상황으로 이끌어온 데 결정적인 영향을 행사했던 분들은 책임을 질 각오를 하는 것이 온당하다”고 말했다.
김 비대위원은 “한나라당을 이 지경까지 끌고 와서 비대위를 만들지 않으면 당이 어렵다는 판단을 하게 됐는데 그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는 정치인은 아무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2010년 지방 선거 때부터 한 번 지고 나면 쇄신한다고 했다가 금방 그 쇄신이라는 것이 어디로 가버리는지 모르게 없어져버리는 식으로 왔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친이계는 즉각적 대응을 자제하면서도 부글부글 끓는 분위기다.
이재오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시골에서 어른들이 철없이 나대는 아이들을 보고 천똥인지 지똥인지 모르고 설친다고들 한다”며 불편한 심기를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장제원 의원은 책임론을 거론한 김세연 의원을 직접 겨냥, “갑자기 왜 공천을 앞두고 가장 민감한 시점에 당의 분열에 불을 지르는 물러가라 타령인가. 비대위에서 나쁜 것만 배웠나. 자네가 누구 물러가라 할 만큼 당 기여도는 있는가. 지방선거 공천권? 자기 고백부터 해야지, 우리 공심위같이 했지”라고 일침을 가했다.
한 친이계 의원은 “솔직히 말해 당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책임은 모두에게 있다. 그런데 이제 와서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된다고 하니 앞으로 공정하게 공천이 진행되는지 지켜보겠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 땐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