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식농사가 국가부흥의 원동력
심각해진 학교폭력 문제로 급기야 대통령까지 나섰습니다. 이것이 최근 들어서 무능하다는 비판을 하는 민심의 초점을 딴 곳으로 돌리고자 하는 얄팍한 수단이 아니기를 바랍니다.
우리나라의 학생들이 어쩌다 이렇게까지 용서하기 힘든 나쁜 마음을 먹고 폭력과 따돌림으로 급우들을 괴롭혀서 자살을 선택하게 상황에도 아무런 죄책감을 갖지 않게 되었는지 개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최근에는 이러한 폭력과 따돌림을 피하기 위해 고물상을 하는 아버지 가게에 잠입해서 돈이 들어 있을 법한 금고를 훔쳐서 가해학생에게 바쳐서 괴로움을 피하려고 했던 학생이 경찰에 검거된 일이 있었습니다. 아마 이 학생도 자살을 택하기보다 가해학생의 요구를 들어주고 위기를 모면하고자 했던 것 같습니다. 더욱이 이 학생의 아버지는 아들의 상황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을 후회했는데, 이것이 우리나라에서 청소년을 가진 가정에 경종이 되었으면 합니다.
지난 번 저의 편지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이러한 일은 부모와 자식 간에 사랑의 소통이 없어서 생기는 일임에 틀림없습니다. 이제 대통령께서 설날 직후 청와대에서 교원단체 대표와 학부모단체 대표를 만나 심각해진 학교폭력 문제의 해법을 논의한다고 합니다. 더욱이 학생들을 선도하겠다고 만들어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그동안 진보주의적 이념과 심지어는 북한을 찬양하는 교육을 시킴으로써 사회에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는데, 새로 부임한 이 조합의 위원장이 “죽어가는 아이들을 살리기 위해 만들어진 전교조가 실천적 노력을 하지 않고 그동안 대체 뭘 했는가 하는 점을 깊이 받아들인다.”고 말하고 이번 청와대 초청에 참석하기로 했다니 그나마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분도 노동조합을 대표하는 분이기 때문에 그 생각이 언제 바뀔지 두고 봐야 할 것입니다. 이 모임에서 구체적인 방법을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교사들에게 사랑의 교편(敎鞭)을 다시 들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여 교내에서의 폭력과 따돌림을 선도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얼마 전 뉴욕타임스지가 보도한 것인데, 초등학교, 중학교 때 훌륭한 교사를 만난 학생은 동급생보다 10대에 임신할 확률이 낮고, 대학진학률도 높을 뿐만 아니라 성인이 되면 더 많은 소득을 번다는 하버드대와 컬럼비아대의 공동경제학연구팀의 결과를 보도했습니다. 이 연구팀은 20년에 걸쳐 학생 250만 명을 대상으로 관찰한 결과 이런 사실을 밝혀냈다고 합니다. 유능한 교사는 단순히 학생의 학업 뿐 아니라 인생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이 신문은 전했습니다. 이처럼 학생을 잘 가르치는 교사는 제자들의 미래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학교폭력예방과 따돌림예방의 첨병(尖兵)은 교사와 학부모입니다. 아무리 좋은 교재를 가지고 가르친다고 해도 교사의 생각과 자질이 기대치에 못 미치면 학생을 제대로 선도할 수 없으며, 아무리 돈을 많이 들여 자식을 공부시킨다고 해도 학부모와 학생 간에 사랑으로 함축된 의사소통이 없으면 성공하는 자식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입니다.
저에게는 1남2녀의 자식이 있습니다. 지금은 그들이 자식들을 기르는 부모가 되어 제 밥벌이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수입이 얼마 되는지는 물어보지도 않았지만, 아마도 미국의 상위권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들이 대학에 들어 갈 때까지 엄마가 항상 집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항상 그들과 대화가 그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저녁밥상에는 모두가 모여 함께 밥을 먹어야 했습니다. 그들은 밖에서 놀다가도 저녁때가 되면 집에 들어와 손을 씻고 밥상을 대했습니다. 이렇게 자식을 기르는 동안 우리의 살림은 항상 쪼들려 아이들에게 용돈을 줄 여유가 없었지만 용돈이 따로 필요하지 않게 길렀습니다. 그들이 필요한 것이 있으면 엄마 아빠와 함께 나가서 고르고 구입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맞벌이로 자식들과 거리가 생기는 것보다 더 좋은 길을 선택했다고 생각이 듭니다.
세상이 많이 달라졌고 경제사정도 예전만 못하지만, 자식을 기르는 학부모들도 좀 더 희생해서라도 자식을 인간답게 양육할 수 있는 길을 택하기를 바랍니다. 특히 한국 사회에서는 ‘눈치’라는 것이 있어서 항상 이웃과 보이지 않는 경쟁을 하면서 살기 때문에 어렵겠지만 이를 초월하고 이에 신경 쓰지 않고 살면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자식농사가 우선이 되어야 합니다. 이는 미래를 위한 투자이며, 이는 돈으로도 할 수 없으며 가슴으로만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자식농사가 잘 되어야 국가도 잘 될 것입니다. 훌륭하게 자란 아이는 국가부흥의 근간이 됩니다.
이번 대통령과 교원단체대표 그리고 학부모대표가 모인다는 청와대 회동에서 학교폭력과 따돌림을 척결하는 좋은 해법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로버트 김(robertkim04@hot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