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 쇄신안 미흡했다"
  • "중앙당 체제와 당 대표직을 폐지하고 원내 중심으로 가자."

    한나라당 쇄신파 의원들은 15일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은 내용의 정당체제 혁신안을 내놨다. 남경필 정두언 구상찬 권영진 김용태 홍일표 등 쇄신파 의원 6명은 이를 당 비상대책위에 공식 건의키로 했다.

    이들은 "'돈봉투 사건'의 배후는 중앙당과 당 대표 체제이다. 구시대적이고 비대해진 중앙당 체제와 당 대표직을 폐지하고 실질적인 원내 중심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회의원과 공천자의 사실상 사조직 역할을 해온 당원협의회도 사실상 폐지에 가까운 완전 개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풀뿌리' 당협의 공간을 없애자는 게 아니라 돈선거의 바탕이 되고 사조직화된 구조를 전면 개편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국회의원을 거수기로 전락시키는 강제적 당론을 폐지하고 여야 갈등의 불씨가 되는 당-정 협의도 없애야 한다. 4.11 총선 공천에서는 완전국민경선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20세기형 동원정당 체제에서 21세기형 원내정당형으로 바꾸는 게 쇄신의 요체이다. 지금껏 비대위가 제시한 쇄신안은 미흡했고 '재창당을 뛰어넘는 쇄신'도 아닌 만큼 비대위는 좌고우면하지 말고 쇄신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정당체제 혁신안에는 김정권, 박민식, 신성범, 임해규, 현기환 의원을 포함, 당내 쇄신파 의원 11명이 서명했다.

    다만 비대위에 몸담고 있는 김세연 의원과 황영철 대변인은 서명에 불참했지만 혁신안 마련에는 상당 부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두언 의원은 기자회견 뒤 기자들을 만나 "이번 쇄신안은 거의 김세연 의원의 작품이다. 김 의원은 이번 안이 이뤄지지 않으면 비대위원을 그만둘 생각도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남경필 의원은 '홍준표 전 대표 쇄신안과 어떤 차이가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홍 전 대표는 중앙당사, 즉 건물을 폐지하자는 것으로 중앙당 체제 폐지는 다른 주장"이라고 답했다.

    홍 전 대표는 지난해 11월 당대표 시절 당 쇄신 방안의 하나로 중앙당사의 폐지안을 제시했으나 당내 반발에 부딪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