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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 거리를 질주하는 56만 달러(약 6억5천만원) 짜리 벤틀리 스포츠카에 중국 공산당 수뇌부 집단 거주지 중난하이 번호판이 달렸다.
폭동 진압 전문 경찰인 중국 무경(武警)도 같은 모델의 벤틀리 스포츠카를 운용하고 있다.
인민해방군은 33만 달러(약 3억8천만원)에 팔리는 마세라티 스포츠카를 갖고 있다.
중국 정부와 경찰, 군대 등에서 사용하는 관용차 가운데 수억원대 최고급 스포츠카가 수두룩하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가 8일 (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런 사실은 최근 중국 서민들이 최고급 관용차가 눈에 띌 때마다 휴대전화 카메라로 찍어 인터넷에 올리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부각됐다.
심지어 지난 8월 '고급 관용차 반대'라는 간판을 단 블로그까지 개설됐다가 당국에 의해 폐쇄되는 등 고급 관용차 보유는 사회 문제로 등장할 조짐이다.
중국 정부는 한번도 실상을 밝히지 않았지만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관용차 구입에 쓰는 돈은 연간 150억 달러(약 17조4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에서 굴러다니는 고급 승용차 아우디 A6 10만대 가운데 20%가 관용차이다. 이 승용차는 배기량에 따라 다르지만 최고 5만 달러(약 5천800만원)에 팔린다.
광저우 경찰은 벤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굴리고 지린성 경찰은 포르쉐 카이엔을 순찰차로 쓴다.
중국 시민운동가들은 정부가 고급 승용차에 흥청망청 돈을 쓰는 반면 어린 학생들의 통학 버스는 낡고 정원 초과로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며 분통을 터트린다.
지난해 11월 간쑤성에서는 유치원 어린이 통학용 밴이 전복돼 21명이 떼죽음을 당했다. 조사 결과 승차 정원 9명인 밴에 무려 62명이 타고 있었다.
사고가 나자 한 네티즌은 "통학버스 사고가 날 때마다 아우디 관용차가 생각난다"는 글을 인터넷에 올렸다.
게다가 상당수 고급 관용차는 공무가 아닌 개인 용도로 쓰인다는 사실도 중국 서민들을 화나게 한다.
중국 고위 관리들은 관용차로 장을 보거나 자녀를 학교에 데려다 주는가 하면 가족 휴가 때 쓰는 일이 허다하다.
또 고급 관용차는 비싼 유지비 탓에 부정부패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중국 정부는 여론이 나빠지자 관용차 배기량 제한 등 각종 조치를 내렸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다.
베이징 시내 자동차 부품 가게에서 인기 있는 물건 가운데 하나는 아우디 A6 2.0 엠블렘이라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꼬집었다.
아우드 A6 모델 가운데 가장 가격이 싼 2.0 엠블렘을 사다가 고급 A6 모델에 붙이고 다니는 관리들이 많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