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택시기사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경찰 지구대에서 행패를 부린 진보신당 문부식(52) 대변인이 대변인직에서 사퇴했다. 31일 경기도 일산경찰서는 문 대변인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 ▲ 문부식 씨
    ▲ 문부식 씨

    경찰에 따르면 술에 취한 문 대변인은 30일 오전 0시5분쯤 택시기사가 자신을 알아보지 못한다며 얼굴을 2차례 때렸다.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서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의 자택으로 택시를 타고 가던 중이었다. 곧바로 택시기사는 오전 1시쯤 지구대로 찾아갔으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며 10여분 만에 지구대를 빠져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문 대변인을 귀가 조치시켰다.

    하지만 문 대변인의 행패는 계속됐다. 그는 “이 XXX들아 나를 이렇게 대해”, “XXX들아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조사하는지 지켜보겠다”는 등의 욕설을 퍼부으며 출입문을 걷어차 잠금장치를 부쉈다.

    지구대 경찰들은 이에 문 대변인을 붙잡아 경찰서로 인계했고, 일산경찰서는 택시기사가 처벌을 원치 않았던 폭행혐의를 제외한 공용물건손상 혐의로 문 대변인을 불구속 입건했다.

    문 대변인은 “과음해서 전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어떤 이유로도 용서받을 수 없는 행동을 저질렀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보신당도 “당원과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면서 “사의표명을 밝힌 문부식 대변인의 사표를 즉각 수리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5일 진보신당 대변인으로 임명된 문 대변인은 1959년 부산에서 출생으로 부산 고신대 신학과에 재학 중이던 1982년 3월18일 '부산 미 문화원 방화사건'으로 구속돼 사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6년9개월만인 1988년 12월 석방됐다.

    한편 진보신당 게시판에는 이에 대한 논의가 한참이다.

    한 당원은 “본인이 두 번이나 공개사과를 했고 대표단에서 신속히 조치를 취했으니 더 이상 상처 주는 건 예의가 아니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 대변인과 술자리를 함께했다는 한 당원은 “문부식은 무의식 중에서라도 자신을 왜 알아보지 못하냐고 위세를 부릴 수 있는 그런 사람이 절대로 아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또 다른 당원은 “문부식 대변인의 행패가 사실이라면 우리 집 식구 네 명 모두 진보신당 탈당하겠다. 민주노동당 이숙정과도 비슷한 사안이다. 이런 분들이 진보의 얼굴을 하고 다니는 것을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라며 비판의 수위를 높이기도 했다.

    하지만 온라인에서는 김문수 지사의 ‘119 논란’과 다르게 문 대변인의 ‘폭행 사건’은 잠잠한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