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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영동군에서 오지로 꼽히는 심천면 고당리 `날근이마을'은 13일 잔치 분위기로 흥겨웠다.
마을 앞 금강에 새로 놓인 다리 위에 모인 35가구, 70여명의 주민들은 흥겨운 풍물소리에 맞춰 덩실덩실 어깨춤을 췄다.
이 마을 최고령인 이돈주(95) 할아버지는 "마침내 우리 마을의 100년 소원을 풀었다"며 눈앞에 웅장하게 펼쳐진 다리를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금강에 가로막혀 심천면소재지(심천리)와 격리됐던 이 마을은 예로부터 '오래된 오지 마을'라는 뜻에서 '날근이(낡은 곳)'로 불렸다.
주민들은 면사무소나 초등학교를 지척에 두고도 좁은 도로로 10여㎞를 돌아서 다녀야 했다.
대전국토관리청이 묵은 민원 해결에 나선 것은 지난해. 80억원을 들여 완공된 다리는 길이 400m, 폭 8m에 불과하지만 주민들 눈에는 대도시의 큰 다리 못지않게 믿음직스럽다.
영동군은 주민들의 의견을 모아 교량 이름을 '날근이다리'로 정하고, 면소재지까지 더 편리하게 왕래할 수 있도록 34억원을 들여 2㎞의 접속도로를 새로 뚫었다.
영동군청의 김영환 건설교통과장은 "새로 교량이 놓이면서 날근이마을 주민들의 교통불편이 해소되고, 농산물 출하도 편리해졌다"며 "10㎞나 되던 면사무소 가는 길이 2㎞로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이병해(48) 이장은 "국회의원 선거 때마다 다리 놓는 것이 단골 공약이었는데, 이제야 숙원을 풀었다"며 "다리 개통을 축하하기 위해 돼지까지 잡아 마을잔치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마을 주민들은 교량가설에 도움을 준 박덕환 전 심천면장 등에게 감사패도 전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