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내 최고령-최다선 의원···‘정치 2선 후퇴’ 선언 후 자원외교 주력
  • 19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76·사진)은 코오롱 사장 출신으로 1988년 13대 총선에서 민정당 후보로 당선된 이후 경북 포항-울릉 지역구에서 내리 6선을 지냈다.

    당과 국회 안팎에서 국회 운영위원장, 당 정책위의장, 사무총장, 최고위원, 국회부의장 등 요직을 두루 역임했다.

  • 2008년 친동생인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 이후에는 이재오 의원과 함께 당내 최대 계파인 친이계의 한축을 담당했고, 이로 인해 권력투쟁에서 밀려난 쇄신파로부터 강한 견제를 받아왔다.

    18대 총선 공천 당시 2008년 3월 공천후보 55명은 이 의원의 불출마를 요구했으며, 같은 해 6월에는 쇄신파인 정두언 의원이 ‘대통령 주변 인사들에 의한 권력 사유화’ 발언을 통해 이 의원을 정면 비판하기도 했다.

    당내 비판에 부담을 느낀 이 의원은 2009년 6월 ‘정치 2선 후퇴’를 선언하고 자원외교에 주력해왔다.

    이 의원은 2선 후퇴를 선언한 뒤 자원외교를 위해 남미와 아프리카, 중앙아시아 등 12개국을 방문했으며 각국 정상과의 면담을 23차례나 소화했다. 비행거리만 총연장 29만4천883㎞에 달하는 강행군이었다.

    리튬 개발협의를 위해 해발 4천m에 이르는 ‘저산소 국가’ 볼리비아를 5차례나 방문,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에게 감동을 줬다.

    하지만 정치권은 이 의원의 이 같은 자원외교 행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권력의 숨은 핵심’으로 지목했다.

    지역구인 경북 포항지역에 배정되는 예산은 ‘형님예산’이라는 비판을 받았고, 집권 여당의 최다선-최고령(76) 의원이면서도 국회의장이 되지 못해 사실상 이번 정권의 최대 피해자라고 불리기도 했다.

    이번 불출마 선언은 보좌관 박모씨가 SLS그룹 구명로비 명목으로 수억원대 금품을 받은 혐의(특가법상 알선수재)로 구속 수감된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의 보좌관을 지낸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SLS그룹으로부터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 검찰 출석 통보를 받은 것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