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탈한 이미지 中 관료와 대비
-
최초의 중국계 주중 미국대사로 부임한 게리 로크 대사가 소탈한 이미지로 중국의 `국민 스타'로 떠오르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 ▲ (판문점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상무장관 시절 방한한 게리 로크 현 주중 미국대사가 지난 4월29일 판문점 군사정전위 회담장에서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
동양인의 외모를 갖고 있으나 중국 관료들과는 전혀 다른 면모를 보이면서 네티즌들을 중심으로 그에 대한 찬사가 잇따르고 있다는 것이다.
로크 대사의 인기는 지난 8월 중국에 부임하기 전부터 시작됐다. 배낭을 등에 메고 시애틀 공항의 스타벅스 매장에서 딸과 함께 쿠폰으로 커피를 사는 사진이 공개된 게 결정적인 계기였다.
또 비행기의 이코노미 클래스를 이용하는가 하면 베이징(北京) 시내 대사관저 인근에서 딸과 함께 아이스크림을 사 먹고, 만리장성에서 관광객들과 함께 줄을 서는 등 `옆집 아저씨'와 같은 모습이 급속도로 퍼져나갔다.
베이징에서 활동하는 저널리스트 겸 블로거인 마이클 앤티는 "로크 대사는 딸을 학교에 데려다준다"면서 "자녀들을 미국이나 영국에 유학보내는 중국 지도자들과 정반대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베이징기술연구소의 후싱도우 교수도 "로크 대사의 소탈함은 중국 관료들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면서 "중국인들은 로크 대사를 칭찬함으로써 중국 관료들과 그들의 부패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가 확산되자 중국 지도자들과 관영매체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 로크 대사를 겨냥한 공격에 나섰다고 WP는 전했다.
실제로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기관지인 `광명일보'는 지난 8월 "게리 로크가 가져온 미국의 신제국주의를 경계해야 한다"면서 "중국의 정치적 혼란을 부추기기 위해 중국인을 이용하고 있는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중국 공산당 기관지 글로벌타임스도 최근 사설을 통해 "미국 대사가 중국에서 정치적 스타가 되고 있다"면서 로크 대사를 공격했다.
그러나 이런 보도에 대해 네티즌들의 반발이 잇따르자 광명일보는 관련 기사를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삭제했으며, "나라를 대표하는 대사라면 1등석에 타야 한다"고 말한 자오 진쥔 전 프랑스 주재 중국 대사도 네티즌으로부터 엄청난 항의를 받는 등 오히려 그의 인기는 더 높아지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고육지책으로 관영 언론에 로크 대사와 관련된 기사를 가능한 한 쓰지 않도록 권고했다고 WP는 보도했다.
WP는 이밖에 로크 대사가 부임했을 때 중국계 미국인으로서 양국 사이에서 딜레마가 있지 않겠느냐는 지적이 있었으나 환율정책, 지적재산권 보호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 강한 어조로 중국 정부에 맞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