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이 늑대를 길들여 개라는 새로운 동물을 탄생시킨 지역은 지금까지 알려진 중동 지역이 아니라 동아시아 남부 지역으로 밝혀졌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28일 보도했다.

    스웨덴과 중국 과학자들은 전세계에서 채취한 수컷 개들의 DNA 속 Y 염색체를 분석한 결과 늑대가 최초로 길들여진 지역은 `양쯔강 남부 아시아'(ASY: Asia south of Yangtze River)임이 확인됐다고 `유전'(Heredity) 저널에 발표했다.

    늑대가 개의 조상이라는 사실은 유전자와 형태, 행동 관련 자료를 통해 분명히 드러나고 있지만 지구상의 어느 곳에서 이런 사건이 처음 일어났는가에 대해서는 학자들 사이에 이론이 분분하다.

    그러나 스웨덴 왕립공대(KTH) 연구진은 앞서 모계 혈통을 보여주는 미토콘드리아 DNA 분석에서 ASY 지역이 개의 발원지로 밝혀진데 이어 Y 염색체 분석 결과 역시 이를 뒷받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최근 네이처지에 발표된 한 연구에서는 고고학 자료 및 유전자 분석을 토대로 개의 발원지가 중동지역일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KTH 연구진은 이 연구에 ASY 지역의 표본이 포함돼 있지 않았기 때문에 ASY 기원의 증거가 간과됐다고 지적했다.

    연구를 이끈 페테르 사볼라이넨 박사는 개의 유전자 풀 가운데 약 절반은 세계 모든 지역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개의 유전적 다양성이 모두 나타나는 지역은 ASY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는 다른 모든 지역의 유전자 풀이 대부분 ASY 지역에서 유래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우리의 연구 결과는 늑대가 처음 길들여지고, 또 수많은 늑대가 길들여진 가장 중요하고도 유일한 지역은 ASY임을 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볼라이넨 박사를 비롯한 과학자들은 최근 중동 지역에 초점을 맞춰 개의 미토콘드리아 DNA를 분석한 결과를 생태와 진화 저널에 발표했다. 이들은 "다른 연구들이 중동 지역을 개의 기원지로 지목하고 있기 때문에 이 지역에 관한 연구를 철저히 하고 싶었다. 그러나 개가 이 지역에서 기원했다는 증거는 전혀 찾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또 중동을 비롯한 다른 일부 지역에서 개와 늑대 사이의 교잡이 일어나긴 했지만 이것이 개의 유전자 전체에 미친 영향은 매우 작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