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당-정동영, 미리 준비했나··· 김선동 “최루탄 입수 경위는 중요치 않다”
  • 대한민국 헌정사상 처음으로 국회 본회의장에서 최루탄을 터뜨려 국제적인 망신을 산 민주노동당 김선동 의원의 ‘테러 행위’가 당 차원에서 사전에 기획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최루탄 테러’ 당시 정황상 민주당 정동영 의원도 사전 기획에 참여했거나 미리 알고 있었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 ▲ 2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민노당 김선동 의원이 정의화 부의장에게 최루 가수를 살포하고 있다. ⓒ연합뉴스
    ▲ 2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민노당 김선동 의원이 정의화 부의장에게 최루 가수를 살포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노당 이정희 대표는 23일 자당 소속 김선동 의원의 ‘최루탄 테러’에 대해 “책임질 것은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당내에서 사전에 최루탄에 대해 얘기가 있었다’는 질문에 대해 “말씀드리지 않겠다. 이미 제가 말씀드렸는데 민노당은 막기 위해서 무엇이라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책임도 다 지고 비난을 받을 각오 돼 있다. 김선동 의원은 윤봉길, 안중근 의사였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한-미 FTA 이렇게 통과되면 민노당이 정말 몫을 못하게 되는 것이라고 판단하고 김선동 의원을 외통위에 배치한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사전에 민노당 내부에서 ‘최루탄 테러’에 대한 모의가 있었던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최루탄 테러’의 당사자인 김선동 의원은 같은 방송에 출연, ‘최루탄을 미리 준비했던 것인가’라는 질문에 “정말 오죽했으면 그랬겠습니까”라고 답했다.

    김 의원은 “정말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우리 서민들의 생존권을 무너뜨리는 한-미 FTA를 날치기 통과하려고 하는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에 정말 분노와 절망을 어찌해볼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꼭 그 방법밖에 없었겠느냐는 비판이 많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정말 그것밖에 하지 못했던 게 정말 너무 가슴 아프다”고 답변했다.

    전날 김 의원은 ‘최루탄 테러’ 후 기자들과 만나 “폭탄이라도 있었다면 국회를 폭파해버리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의원은 최루탄 입수 경위에 대해 “그것이 지금 중요한 것은 아니다”고 즉답을 피했다.

    이어 “나중에 필요한 기관에서 수사를 한다면 그에 대해 적절히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고 했다.

    여권은 민주당 정동영 의원의 ‘최루탄 테러’ 사전기획 개입 가능성도 높게 보고 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전날 본회의장에서 최루탄이 터졌을 때 마치 정동영 의원이 준비한 것처럼 마스크를 꺼내 썼다. 다른 민주당 의원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을 때 정 의원은 여유로운 모습이었다”라고 전했다.

    이러한 가운데 한나라당이 김 의원의 행동을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면서 폭력행위, 불법무기 소지죄 등으로 고소-고발을 검토하고 있어 최루탄의 출처와 사전기획설이 밝혀질지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