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해머’ 민노당 사건 거론 “한국 정당은 폭력 역사 지녀"
  • “야당 의원이 사람들을 질식시키려 했다.”

    대한민국 헌정사상 초유의 테러 사건인 ‘최루탄 국회’가 전 세계적으로 망신을 톡톡히 당했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미국의 정치전문지 폴리티코가 22일(현지시간) 한국 국회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 소식을 전하면서 쓴 기사의 첫머리는 다음과 같다.

    “휴(Whew)!”

    폴리티코는 이어 “미 의회보다 더 엉망인(dysfunctional) 입법부가 (세상에) 하나는 남아 있었다”고 덧붙였다.

    재정적자 감축 방안 마련을 위해 만들어졌던 미 의회의 특별위원회(수퍼위원회)가 협상 실패를 선언한 것보다 한국의 ‘최루탄 국회’가 더하다는 역설적 표현이다.

    특히 2008년 한-미 FTA 재협상에 반대하는 야당이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회의실 문을 해머(sledgehammer)로 부수려 한 일을 언급하며 “한국 정당들은 논쟁이 있는 정책을 놓고 폭력을 사용해 온 역사를 지니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 타임스(NYT)는 ‘최루탄 국회(Tear-gases Paliament)’라는 제목의 블로그 기사에 민주노동당 김선동 의원이 최루탄을 뿌리는 사진과 동영상을 올려놓았다.

    그러면서 “국회의원에 의해 입법부 본회의장에서 최루탄이 사용된 건 처음”이라고 꼬집었다.

  • ▲ ⓒ 뉴욕타임즈 홈페이지 캡처
    ▲ ⓒ 뉴욕타임즈 홈페이지 캡처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인터넷판에서 ‘우리 정치인들의 행실이 나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한국에서는 야당 의원이 의회 내에서 최루탄을 터트렸다’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데일리메일은 “한국 의회가 종종 주먹으로 분쟁을 해결하는 것으로 유명하긴 했지만, 김선동 의원이 최루탄을 사용하면서 (상황이) 완전히 새로운 단계에 올라섰다”고 꼬집었다.

    ‘보기 드문 장면(extraordinary scene)’ ‘기이한 사건(bizarre incident)’ 등의 표현도 썼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역시 ‘부끄러움에 울부짖는 한국 민주주의’라는 제목의 인터넷판 기사를 통해 “야당 의원이 토론하는 이들을 말 그대로 질식시키려 했다”고 전했다.

    의회의 폭력 사용으로 악명 높은 대만 언론도 거들고 나섰다. 연합보는 비준안 강행처리 과정을 ‘국회 유격전’에 비유하며 1면에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