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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통합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문제가 불거진 이후 민주당 내 역학 구도에 변화가 일고 있다.
그동안 단일 대오를 유지했던 정파나 계파 내에서도 두 현안을 둘러싼 마찰음이 터져 나오며 향후 당내 권력지형에 변화를 예고했다.
손학규 대표와 정동영 최고위원은 모처럼 통합 전당대회 개최, 한-미 FTA 재재협상 요구라는 동일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두 사람은 그동안 정체성 논란을 벌이고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경선룰 문제를 놓고 충돌하는 등 경쟁적 관계를 유지했다.
중통합론을 주장했던 정세균 최고위원도 일단 대통합을 위한 ‘원샷 통합 전대’라는 손 대표의 입장을 지지하는 듯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손 대표를 견제해온 비주류 모임인 ‘민주희망2012’는 통합방식을 놓고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전대 출마를 준비 중인 이종걸·문학진 의원은 통합전대론을 내세우고 있지만 박주선 최고위원과 장세환 의원은 민주당 전대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
486 인사들의 모임인 진보행동 내에서도 이인영 최고위원은 통합전대, 우상호 전 의원은 민주당 전대 후 통합전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손학규계로 분류돼온 김부겸·우제창 의원은 통합방식을 놓고 손 대표와 상당한 입장차를 보인다. 김 의원과 우 의원은 민주당의 혁신을 요구하며 지도부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원내대표 시절 손 대표와 ‘찰떡 공조’를 과시한 박지원 의원은 손 대표와 상당히 멀어진 인상이다.
박 의원은 통합전대에 ‘올인’하는 손 대표의 태도를 문제 삼으며 통합전대 불발에 대비한 민주당 전대 준비작업도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미 FTA 비준동의안 처리 방식 역시 녹록지 않다.
원내 전략의 총책인 김진표 원내대표는 손 대표의 ‘재재협상, 내년 총선 심판론’에 반기를 든 채 새로운 절충안을 들고 나와 한나라당과 협상에 임하고 있다. 손 대표의 자중자애 주문에도 ‘소신’을 내세워 온건파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
손학규계인 정장선 사무총장과 김동철 대표 비서실장도 온건파로 분류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