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대구 서문시장 찾아 "尹 노선 끊어낼 것"韓 지지자들 전국서 버스 대절해 대구 집결현장에선 대구 시민과 지지층서 실랑이도
  • ▲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대구 중구 서문시장 국수골목을 찾아 상인과 함께 손을 흔들고 있다. ⓒ뉴시스
    ▲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대구 중구 서문시장 국수골목을 찾아 상인과 함께 손을 흔들고 있다. ⓒ뉴시스
    '우파 성지'로 불리는 대구에 당으로부터 제명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모습을 드러냈다. 한 전 대표가 27일 서문시장을 찾은 가운데 팬클럽을 중심으로 전국 각지에서 버스를 대절한 지지자들이 집결했다. 현장에는 환호와 고성이 뒤엉켰다. 한 전 대표는 장동혁 지도부를 정면으로 비판하며 노선 교체를 촉구했으나 당 안팎에서는 분열 우려도 동시에 제기됐다.

    지난달 29일 '당원 게시판' 사태로 제명된 한 전 대표는 이틀 전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대구에 머물고 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서문시장에 지지자들이 모인 가운데 국민의힘 장동혁 지도부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는 "계엄을 옹호하고 탄핵을 반대하고 부정선거론을 옹호하는 그 윤석열 노선을 끊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자신의 제명에 대해 "왜 윤석열 노선을 견지하는 세력이 저를 제명까지 해야 됐느냐. 결국 한동훈 노선, 그러니까 '윤석열 노선을 끊어내자는 노선'을 온 몸으로 거부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 지도부를 직접 겨냥하는 발언도 이어졌다. 그는 "법왜곡죄. 이거 진짜 나치 시대가 있던 것이다. 이런 것 하는 곳이 없다. 그런데 이게 견제 없이 통과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노선을 견지하는 당권파의 견제는 통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또한 "개인 이익을 위해서 동지들을 찍어내고 계엄 정국처럼 마구 제명하는 그런 연속적인 일을 범하면서 그냥 사익을 추구하는 그런 사람들의 입에서 나오는 견제는 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계엄은 위헌 위법한 것이었고 그런 위헌, 위법한 계엄을 한 대통령은 그 자리를 지키면 안 되는 것"이라면서 "우리가 앞장서서 윤석열 노선을 끊어내고 보수를 재건하겠다"고 언급했다.

    이날 현장에는 수많은 지지층 인파가 몰렸지만 상당수는 한 전 대표의 팬클럽을 중심으로 조직된 이동이었다는 점도 확인됐다. 한 전 대표 팬클럽 '위드후니'는 지난 22일부터 서문시장 방문 일정에 맞춰 단체 버스 예약을 공지하며 참여자를 모집했다.

    온라인 게시판에는 '서울 도봉 노원 강북 의정부 2호차 몇 좌석 남았습니다', '서문시장 달려갑니다. 위드후니 서울버스 줄줄이 타고 갑니다', '27일 서문시장행 버스 탑승자 모집 지역별 연락처' 등의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지역별 출발 지점과 연락처까지 구체적으로 안내하며 사실상 집단 이동을 조직한 것이다.

    서울과 경기, 부산, 충남, 세종, 수원, 동탄, 김포, 부천, 시흥, 안산 등 전국 각지에서 인원을 모아 버스를 대절해 대구로 향한 것으로 파악된다.

    지지자들은 피켓을 들고 한 전 대표의 이름을 연호하며 "힘내라"고 외쳤다. 한 전 대표가 이동할 때마다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경찰이 동선을 통제하고 안전 거리를 확보하는 데 애를 먹는 장면도 연출됐다. 시장 상인과 일반 방문객의 이동이 일시적으로 제약되는 상황도 빚어졌다.

    반면 한 전 대표를 비판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현장에서는 "대구에 오지 말라는데 빨리 들어가" "여기 왜 왔어" "미쳤다고 여기 왔느냐"는 등의 고성이 터져 나왔다. 지지층의 환호와 반대 목소리가 뒤섞이면서 현장 분위기는 팽팽하게 갈렸다.

    일부 구간에서는 지지자와 반대 시민 사이에 설전도 벌어졌다. 한 지지자가 "윤석열 좋아하는 극우 쓰레기들이 왜 이렇게 폭력적이냐"고 외치자 반대 측 시민이 "왜 욕을 하느냐"고 맞받아치며 고성과 욕설이 오갔다.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동훈 씨, 대구에 당신이 설 자리는 없다"며 "당신이 대통령과 각을 지지 않고 총선에 승리했다면 우파 정치인, 우파 기관장들이 이렇게 수모를 겪지 않아도 되었을 터인데 도대체 왜 한동훈 당신은 총선에 지게 만들어서 우리 우파 국민들을 이렇게 괴롭히는가"라고 밝혔다.

    이어 "폭주를 막기는커녕 선거에서 패배하고 더 나아가 대통령을 탄핵시키는 일에 앞장섰다"면서 "아직도 계엄 해제 후 당신이 한덕수 총리를 앞세우고 사실상 정부를 공동 운영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던 그 장면을 잊지 못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나경원 의원도 전날 중진 의원 면담에 참석하면서 기자들에게 "통탄할 일"이라며 "정작 이 위험한 만행이 국민의 관심을 충분히 받지 못하고 오히려 우리 당내가 더 시끄럽게 비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위기 속에서도 일부는 나홀로 세 과시, 얄팍한 자기 정치에만 매몰돼 있다"며 "당내 분열은 곧 공멸이다. 다 함께 죽는 길이다. 사감사욕은 거두고 당내 통합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