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캠ㆍ무선이어폰…중국인 유학생 등 25명 검거서울 명문대 유학 중인 조선족 시켜 시험 '생중계'
  • ▲ 사진 = 한국어능력시험을 치르고 있는 외국인의 모습.
    ▲ 사진 = 한국어능력시험을 치르고 있는 외국인의 모습.

    첨단장비를 이용해 한국어시험 문제의 답을 전송해주고 돈을 받은 일당과 전송받은 답으로 점수를 올린 중국인 유학생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경기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31일 세계한국말인증시험회의 업무와 국립국제교육원의 공무를 방해한 혐의(위계에 의한 공무방해 등)로 중국인 마 모(22)씨 등 3명을 구속하고 중국인유학생 양 모(23)씨 등 25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마씨는 지난 23일 광주 전남대 언어교육원에서 실시한 세계한국말인증시험(KLPT)에서 무선장비를 이용해 시험문제 답을 알려주고 한 사람당 30만 원을 받는 등 중국인 유학생 19명으로부터 660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한국말에 능통한 조선족인 서울 명문대 유학생 한 모(21)씨에게 초소형 디지털 카메라인 ‘스파이캠’을 장착하게 한 뒤 시험을 치르도록 하면서 한 씨가 작성한 답안을 노트북 영상을 통해 확인, 무선이어폰을 착용한 중국인 유학생에게 답안을 불러준 것으로 드러났다.

    마 씨는 세계한국말인증시험 또는 한국어능력시험(TOPIK)에서 일정등급 이상의 점수를 받아야 졸업이 가능한 A대학과 대전 B대학 등에 유학하려는 중국인을 목표로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한다.

    경찰에 적발된 중국인 유학생은 대학생이 15명으로 가장 많았고, 대학원생이 4명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한국어 시험에서 이렇게 조직적으로 이루어진 부정행위가 적발된 것은 처음이다. 졸업, 취업 등 중국인유학생들의 절박한 심정을 악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인 유학생들은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다. 이들은 한국 지방대학들이 중국인 유학생들에게 장학금, 기숙사를 제공하고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해 '돈벌이'를 하기 위해 유학을 오는 경우가 많다. 한편 한국 지방대학들은 외국인 학생 수에 따라 정부의 지원금을 받는 점을 악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학점이나 장학금 등에서 피해를 입는 건 한국 학생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