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들은 민심 전달… ‘신뢰정치’ 직접 보여줬다거창한 '개혁'아닌 서민 생계, 삶의 질 변화시킬 '정책'
  • “나경원 후보에게 제가 잘 전달하겠습니다.”
    “나 후보와 잘 상의해서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가장 많이 했던 말이다. 지난 13일 간의 공식선거운동 기간 동안 서울 시민들이 불합리한 정책의 개선을 요구할 때 어김없이 이 말을 했다.

    그는 약속을 지켰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하루 앞둔 25일 나 후보와 만나 시민의 요구를 전달했다. 그가 이날 나 후보에 전달한 ‘수첩’에는 총 11건의 정책건의가 총 5장에 걸쳐 언제, 어디서, 누구로부터 들었는지 정갈하게 정리돼 있었다.

    ‘메모광’으로 유명한 박 전 대표는 매번 유세를 다녀온 날에는 수첩에 중요한 일들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들의 이야기를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지 않겠다는 약속이기도 했다. 박 전 대표는 나 후보에게 자신이 보고 들은 민심을 전달하면서 ‘신뢰 정치’를 직접 보여줬다.

    그의 수첩에는 개인택시 취득 자격요건에 대한 문제, 출퇴근시간 버스 전용차로의 실용성 개선, 공공 보육시설 확충 문제, 소방대 노후 장비 교체 문제, 노숙인 보호시설 운영 및 직원 처우개선 문제, 상가 입주민 보상금 문제 등이 포함됐다. 

    대부분이 '혁신' '개혁'과 같은 단어와는 거리가 있는 내용이었다. 거창한 개혁은 아니지만 작은 변화로 서민들의 생계, 삶의 질이 달라질 수 있는 정책들이었다.

    먼저 개인택시 취득 자격요건에서는 “개인택시 취득 자격요건이 변경됐다는 공지가 없어 다수의 개인택시 준비자들이 계약을 못했다”고 설명했다. 수요자를 고려하지 않은 공급자 위주의 무리한 행정 정책을 꼬집은 것이다.

    박 전 대표는 이날 나 후보에게 수첩에 적힌 정책 건의 내용을 차근차근 설명하면서 자신의 생각도 함께 밝혔다.

    맞벌이 가정의 육아 문제에 대해 “우리가 챙겨야 할 문제 아닌가 생각했다”고 말했다. 보육 관련해서는 총 11개의 정책 건의 중 보육시설 확충, 맞벌이 가족 육아문제, 영유아 병원혜택 등 3건이 포함돼 높은 관심을 반영하기도 했다. 

    그는 또 “사실 우리가 노인 분들에게 잘못해드리고 있지 않느냐”고도 말했다. “그분들의 희생으로 오늘의 한국을 만들었음에도 복지부분을 뒷받침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데, 우리가 정말 신경을 많이 써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지난 21일 관악구에서 만난 60~70대가 재건축이 되면 ‘노후 자금’이 될 월세-전세를 받을 수 없어 생계가 어려워진다고 호소한데 따른 지적이었다.

    다음은 박 전 대표가 나 후보에게 전달한 총 5장의 수첩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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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25일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에게 전달한 수첩 내용. ⓒ 연합뉴스
    ▲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25일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에게 전달한 수첩 내용.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