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민 99.9%의 눈물과 고통에 대해 얼마나 아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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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철수 교수님, 세상이 그렇게 만만하게 보입니까."

    한나라당 홍보기획본부장인 최구식 의원은 24일 무소속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해 "세상이 만만해 보이는가"라고 비판했다.

    최 의원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위키트리에 올린 글에서 안 원장이 이날 박 후보에게 전했다는 편지 내용을 거론하면서 "의미 있는 메시지를 찾지 못해 허탈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또 그는 "편지에서 박원순 이름 석자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내색도 못 하고 이 편지를 위대한 계시로 전파할 수밖에 없는 그 진영의 당혹감을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안 원장에 대해 "무엇을 해도 걱정할 필요 없는 환경에 좋은 두뇌까지 타고 나 부귀영화는 물론 감히 비교할 수조차 없는 존경까지 누린다. 대한민국 국민 99.9%의 눈물과 고통에 대해 얼마나 아느냐"고 물었다.

    그는 안 원장이 "안철수연구소 주식 37.1%를 보유하고 있고 10월 21일 시가로 3천200억원대 부자"라고도 지적했다.

    앞서 안 원장은 이날 박 후보를 만나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누가 대립이 아닌 화합을 이끌어낼 수 있는지, 누구의 말이 진실한지, 또 누가 과거가 아닌 미래를 말하고 있는지를 묻는 선거여야 한다"고 지적하는 내용의 편지를 전달했다.

     

    다음은 최구식 의원이 위키트리에 올린 글의 전문이다.

    안철수 서울대 교수가 박원순 무소속 후보에게 주었다는 편지를 읽었습니다. 박원순 후보 지지 편지라고 하는데 박원순 이름 석자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습니다.

    ‘누가 대립이 아닌 화합을 이끌어낼 수 있는지, 누구의 말이 진실한지, 누가 과거가 아닌 미래를 말하고 있는지를 묻는 선거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선거 참여야말로 시민이 주인이 되는 길이며 상식이 비상식을 이기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거룩한 말씀입니다. 인터넷을 떠다니는 비속한 말들과 비교하면 하늘에서 들려오는 것 같습니다.
    편지를 읽으면서 박원순 씨가 느꼈을 심정을 생각합니다. 내색도 못하고 이 편지를 위대한 계시로 받들어 전파할 수밖에 없는 그 진영의 당혹감을 생각합니다.

    저는 허탈했습니다. 그래도 안철수 교수니 박원순 류와는 달리 뭔가 의미있는 메시지가 나오겠지 했습니다. 다들 얼마나 기다렸습니까. 그런데 이 무슨 말입니까. 도대체 어떤 인생을 살아온 분이길래 이 중대한 순간 이런 말씀을 하시는가 싶었습니다.

    안 교수는 62년 서울의대 출신 부친에게서 태어나 명문 사립초등학교를 거쳐 서울의대에 입학했습니다. IT업체 설립했다가 미국에 유학했습니다. 08년 KAIST교수 거쳐 11년 서울대대학원장 됐습니다. 부인 역시 서울의대 박사인데 미국 로스쿨을 수료했습니다.

    두 분 이력서를 보면 펜실바니아대 와튼스쿨, 스탠포드대, 워싱턴주립대 등이 나오는데 어느 곳은 두 번 갔습니다. 가고 싶을 때 가고, 있고 싶은 만큼 있었던 것 같습니다. KAIST교수, 서울대교수는 부부동반으로 됐습니다. 안철수연구소 주식 37.1%를 보유하고 있는데 10월 21일 시가로 3천200억대 부자입니다.

    저는 1960년 경남 산청에서 났습니다. 부모님은 무학이고 누이 두 분은 중학교를 못갔습니다. 어머니 옷보따리 행상으로 저만 대학 졸업했습니다. 졸업하고 바로 취직했습니다. 마흔 넘은 나이에 회사 상사에게 하도 깨져 어두운 곳에 숨어 혼자 울었습니다. 당장 사표 던지고 싶었으나 가족 때문에 웃으면서 출근했습니다. 50여년 이 악물고 살았습니다. 대부분 사람들에게 삶이란 이런 것입니다.

    안 교수께 인생은 어떤 것인지요. 무엇을 해도 걱정할 필요 없는 환경에 좋은 두뇌까지 타고나 부귀영화는 물론이고 감히 비교할 수조차 없는 존경까지 누립니다. 젊은이, 특히 88만원 세대는 안 교수를 성인처럼 여긴다고 들었습니다. 원도 한도 없는 인생입니다.

    안 교수님. 대한민국 국민 99.9%의 눈물과 고통에 대해 얼마나 아시는지요. 안 교수 정도 되는 분은 겪지 않아도 다 아시는지요. 안 교수는 서울시장 나가겠다고 하다가 백두대간 종주하다 달려온 사람 만나 20여분 얘기하고 후보 양보했습니다. 당시 이런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나는 역사의식을 가진 사람이다. 좌우 스펙트럼이 넓은 사람이다. 행정이 별게 아니더라. 어떤 분들은 중소기업 해봤으면서 어떻게 큰 행정을 하느냐고 한다. 나처럼 조직관리를 해본 사람은 그런 말 들으면 피식 웃는다. 수영하는 사람은 수심 2미터나 태평양이나 똑같다. 난 무에서 유를 만들었고 여러 난관을 극복했다. 대학교에만 있던 분이나 정치만 하는 분보다는 능력이 뛰어나다. 기업 CEO 출신이 장관 행정직을 맡으면 실패하는 게 돈 버는 것에만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공적 개념을 가진 CEO여서 사회공헌을 생각하면서 경영을 해왔다. 정치만 한 분, 변호사 하다가 시정하는 분에 비하면 실력 차이가 하늘과 땅이다.”

    안철수 교수님. 세상이 그렇게 만만하게 보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