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하지만..지역경제 활성화에 한몫 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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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강릉시 옥계면의 허허벌판에 조성 중인 포스코 마그네슘 제련공장 현장에서 일하는 70여 명의 인부들은 점심시간이면 뿔뿔이 흩어지거나 삼삼오오 모여 근처의 식당을 찾는다.
웬만한 공사현장에는 다 있는 '함바(공사현장 식당)'가 이곳에는 없기 때문이다.
공사가 본격화되는 11월부터는 작업 인부가 300여명으로 많이 늘어날 예정이지만 함바를 운영할 계획은 아예 없다.
인부들이 공사현장 주변의 가까운 식당을 이용하기는 하지만 함바가 밥을 먹는 공간 외에 잠깐 쉬거나 간식을 챙겨 먹는 등의 휴게소 역할도 하기 때문에 함바가 없으면 매우 불편하다.
이렇게 불편함을 무릅쓰고도 함바를 운영하지 않는 것은 주변의 식당 이용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에 한몫을 하기 위한 업체의 노력 때문이다.
포스코는 물론 공사 업체들은 주민들에게 조그만 혜택이라도 주기 위해 공사현장이 허허벌판인데도 함바를 운영하지 않기로 했다.
아직은 공사현장과 가까운 5∼6곳의 식당을 주로 점심시간에만 이용하지만, 인부들이 많이 늘어나 수용 규모를 초과하게 되는 11월 이후에는 다소 거리가 있는 옥계면 소재지까지 이용하게 될 전망이다.
점심시간 뿐 아니라 아침이나 저녁까지 이용 범위와 규모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인부들도 불평보다는 혜택이 골고루 돌아갈 수 있도록 아침은 이 식당에서, 점심과 저녁은 다른 식당으로 자율적으로 옮겨다니며 식사를 하는 등 기꺼이 동참하고 있다.
식당에서도 반찬 가짓수를 늘리는 등 서비스 경쟁을 벌일 정도다.
포스코의 한 관계자는 "인부들이 많지 않아 아직은 공사 현장과 가까운 주변의 식당을 주로 이용하고 있지만, 다음 달부터 공사가 본격화되면 더 많은 지역주민에게 혜택이 돌아가게 될 것"이라며 "소음과 먼지 억제 등 환경문제와 함께 지역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부지조성공사를 맡고 있는 서희건설의 양영만(51) 현장대리인은 "힘을 많이 쓰는 인부들은 대부분 점심을 먹고 잠깐 쉬기 때문에 함바가 공사현장에 있으면 매우 편하지만,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뜻에 흔쾌히 동참하고 있다"며 "아직은 여건상 가까운 곳만 이용하지만 혜택이 골고루 돌아갈 수 있도록 점차 먼 곳까지 이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