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의 야산에서 서식하는 멧돼지가 제주의 재래돼지나 본토의 야생 멧돼지와는 혈연이 다른 중국 계통인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도 한라산연구소는 제주대 유전자분석팀에 맡겨 야산에서 포획한 멧돼지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제주의 재래돼지나 본토의 야생 멧돼지와는 유전자가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12일 밝혔다.

    분석 대상 멧돼지는 지난해 45마리를 포함해 올해 현재까지 포획한 54마리 가운데 22마리다.

    이들 멧돼지는 모두 중국의 야생 멧돼지와 유전자가 매우 유사해 같은 모계에서 번식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라산연구소는 야산에서 서식하는 멧돼지가 제주 재래돼지와 교배한 종인지, 아니면 본토의 야생 멧돼지 계통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정밀 유전자 분석을 의뢰했다.

    한라산연구소 오장근 박사는 "유전자 분석 결과를 보면 제주의 야산에서 서식하는 멧돼지는 한 어미에서 나온 것"이라며 "중국에서 수입한 멧돼지가 사육장을 탈출해 야생에 적응해 사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한라산국립공원 등에서 멧돼지가 종종 출현해 사람들에게 위협을 주고 식물의 잎이나 뿌리 등을 마구 먹어치워 자연생태계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자 지난해 8월부터 멧돼지 포획작업을 벌이고 있다.

    한라산연구소가 지난해 2월부터 12월까지 제주 전역을 대상으로 36곳에 표본조사구를 설치해 멧돼지의 서식 실태를 조사해보니 해발 200∼1천500m에 광범위하게 분포해 있으며, 개체 수는 한라산국립공원구역 170여마리를 포함해 모두 470여마리로 추정됐다.

    ㎢당 서식밀도는 0.823마리로 환경부의 적정 서식밀도 1.1마리보다는 적었지만 한라산국립공원구역인 성판악∼어승생악 일대의 경우 서식밀도가 2.4∼3마리로 적정 수준보다 3배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