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패자 손학규 꼽혀..박원순 입당 논의 본격화
  • 범야권 서울시장 단일 후보 경선이 무소속 박원순 후보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박원순 후보는 최종 득표율 52.15%를 얻어 민주당 박영선(45.57%) 후보를 제치고 서울시장 후보 자리를 꿰찼다.

    이날 현장투표 결과 박원순 후보는 46.31%를 획득해 51.08%를 얻은 박영선 후보에 소폭 뒤졌다. 하지만 앞서 진행된 TV토론 배심원 투표 결과에서 박원순 후보는 54.43%로 박영선 후보(44.09%)를 10.3%p 차로 앞섰고, 1일과 2일 이뤄진 일반 여론조사에서도 57.65%와 39.70%의 압도적 우위를 기록했다. 

    ◆ 오후 투표율 오르며 박원순 '우세'

    3일 장충체육관에서 진행된 현장투표의 열기는 뜨거웠다. 오후 7시를 기해 마감한 투표율은 59.6%를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날 오전 분위기는 민주당이 앞서갔다. 아침 9시정도까지 민주당의 조직표로 예상되는 중장년층이 투표소를 가득 메웠다. 민주당에서는 낙관론이 나왔다.

  • ▲ 범야권 서울시장 단일후보로 박원순 후보가 결정됐다. ⓒ 연합뉴스
    ▲ 범야권 서울시장 단일후보로 박원순 후보가 결정됐다. ⓒ 연합뉴스

    박영선 후보 측 김형주 대변인은 "1만2,000명 정도가 투표장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예상 투표율은 35~36%정도다. 바람보다는 조직이 더 힘을 발위할 상황"이라며 승리를 전망하기도 했다.

    시민단체의 지지를 받고 있는 무소속 박원순 후보 측은 트위터와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투표를 독려했다. '경선장 분위기가 8대 2로 불리합니다'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해가 중천으로 오르면서 분위기가 반전되기 시작했다. 젊은 직장인, 아이를 동반한 가족 등 젊은층이 대거 투표장을 찾았다. 민주당 측에서는 "이렇게 이른 시간에 젊은 사람들이 투표장을 찾는 모습을 처음 봤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젊은 시민들은 박원순 후보를 에워싸고 사진찍기 공세를 펼쳤다. 명사들도 투표장을 많이 찾았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영화 '도가니'의 원작자인 공지영 작가는 오후 1시쯤 투표장에 나와 “앞으로 이런 일에 적극 참여하는 좋은 시민이 되겠다”고 말했다.

    ◆ 최대 패자는 손학규..박원순 입당 논의 본격화

    박원순 후보는 경선 결과 발표 직후 "드디어 새로운 서울을 향한 새로운 변화 시작됐다. 변화를 바라는 서울 시민이 승리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야권 단일후보인 박원순 후보가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에 맞서 승리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당장 박영선 의원은 박원순 후보의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아 선거운동의 전면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민주당이 받은 상처가 만만치 않다. 최대 광역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 후보를 내지 못한 후폭풍이 거세게 일 전망이다. 당내에서는 당 후보를 내지 못한 데 따른 책임론이 뒤따를 전망이다.

    이를 두고 이번 경선 결과의 최대 패자는 손학규 대표라는 분석도 뒤따르고 있다. 올해 말 당대표에서 물러나야 하는 손 대표로서는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지지율을 반등시킬 임기 중 마지막 기회였다.

    특히 박영선 후보는 손 대표의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손 대표는 당 경선 후보등록 마감일까지 출마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던 박 후보를 찾아가 직접 설득하기도 했다. 또 당내 경선에서 박 후보가 승리하자 국정감사도 뒤로한 채 초등학교와 재래시장, 노인 급식시설 등을 함께 찾았다.

    당 지도부는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박원순 후보의 입당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박원순 후보는 그간 경선 과정에서는 민주노동당 등 다른 야권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민주당 입당에 부정적 견해를 보였다. 하지만 야권 단일후보가 된 이상 민주당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한 만큼 입당을 신중하게 고민해야 하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