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연 출마? 나경원과 경선 시너지?

이석연 전 법제처장(사진)이 범여권 후보를 조건으로 10.26 서울시장 재보선에 출마할 뜻을 내비치면서 선거판에 새로운 경우의 수가 쏟아지고 있다.

경우에 따라 이 전 처장과 야권의 유력 후보로 꼽히는 박원순 변호사가 여야의 '시민후보'로 맞대결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안철수 붐' 이후 불거진 정당정치 실패라는 우려가 현실로 다가올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특히 이 전 차장은 한나라당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나경원 최고위원과 비교할 때 지지율은 미치지 못하지만, 중량감에서는 크게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새 다크호스의 등장이 절실한 한나라당 입장에서는 일단 반가운 소식이다.

이 전 처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오늘 오후 주호영 의원과 만나 여러 이야기를 나눴고 고민 끝에 범여권 후보라면 나설 수 있다는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전제가 달려있지만 여권에서는 사실상 출마 의사를 피력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당초 홍준표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안철수 붐'을 타고 부상한 박 변호사의 여권 대항마로 행정 경험이 풍부한 노장이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실제로 홍 대표는 같은 맥락으로 이 전 처장을 적임자로 검토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중요한 포인트인 친박계의 거부감이 적은 것도 이 전 차장의 강점이다. 실제로 이 전 처장의 이름은 처음 친박계 인사로부터 나왔다.

정치권에서는 `시민후보'간 대결 가능성을 들어 두 사람의 부각을 주목하고 있다. 두 사람 모두 변호사로서, 시민운동의 이력을 바탕으로 현재의 입지를 구축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전 처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 수도이전 분할 반대소송을 이끌어 승소했다. 대표적 시민단체인 경실련을 비롯해 참여연대, 민변 등을 거치며 시민운동가로 활약했으며, 법제처장을 역임했다.

박 상임이사 역시 대표적 시민단체인 참여연대 사무처장으로 활약하며 대기업 주총에서 소액주주 권리찾기 운동을 벌이며 두각을 나타냈다.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시민운동가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시민후보'간 대결의 성사 가능성이 불투명한 실정이다.

이 전 처장이 범여권 후보가 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여권 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한나라당 경선을 거쳐야 하고, 당내에는 나경원 최고위원이라는 유력 후보가 있다.

나 최고위원은 지금까지의 여론조사에서 박 상임이사와 맞설 수 있는 여권의 유일후보로 꼽힌다. 이 때문에 나 최고위원과 이 전 처장간의 맞대결 성사 여부에 우선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