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병 걸리셨어요?”… ‘안풍’에 예민 “대세라지만” 조기출전-현장정치 ‘대두’
  • 그에게 ‘조용한 행보’라는 수식어가 사라질 전망이다.
    여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대선 캘린더가 빨라지고 있다.
    최근 고용과 복지 정책에 대한 발언을 쏟아낸데 이어 관련 현장을 방문하는 등 ‘적극적 행보’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친박 내부에서도 ‘조기 출전’ ‘현장 정치’ 등 전략 변화를 꾀하는 움직임들이 감지되고 있다.

    변화의 촉매는 ‘안철수 신드롬’이 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원장이 10.26 서울시장 보선 ‘불출마’를 선언하자 그 열기는 내년 대선으로 이어졌다. 급기야 지난 7일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권주자로 박 전 대표를 간발의 차로 누르는 ‘이변’을 연출하기도 했다.

    ◆ 朴 “병 걸리셨어요?”… ‘안풍(安風)’에 예민

    박 전 대표 측은 “일희일비 하지 않는다”고 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이번 상황을 우리 정치가 새로운 출발을 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기성 정치권을 강타한 안풍(安風)의 힘을 보았다는 뜻이기도 했지만 안 원장의 대권 지지율이 자신을 뛰어넘은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 ▲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8일 국회 본회의장에 출석하던 중 전일
    ▲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8일 국회 본회의장에 출석하던 중 전일 "병 걸리셨어요" 발언에 대해 유감을 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의연한 모습은 반나절을 넘기지 못했다. 문제는 오후에 터졌다. 인천의 한 고용센터를 찾은 자리에서 ‘안철수가 대선후보 지지율에서 앞섰다’는 질문에 “병 걸리셨어요?”라며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여기서는 정치 얘기는 그만하고 중요한 고용과 복지 얘기를 좀 하죠”라면서 다소 격양된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발언이 일파만파 번지자 이튿날 유감을 표명하는 기민한 자세를 보였다. 박 전 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장을 나서며 “지나가는 식으로 농담을 했는데, 표현이 부적절했던 것 같다”고 했다. 지금까지와는 사뭇 다른 신속한 모습이었다. 

    ◆ “대세라지만…” 조기출전-현장정치 ‘대두’

    친박계 내부에서는 안 원장의 등장으로 박 전 대표의 견고한 지지가 흔들리지는 않더라도 정치권을 부정적으로 보는 민심의 경종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대선을 1년여 앞두고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을 뛰어 넘는 ‘예비후보’가 등장한 사실 만으로도 ‘박근혜 대세론’이 꺾일지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른 대응 전략으로 ‘조기 출전’과 ‘현장 정치’가 거론되고 있다.
    10.26 서울시장 보선 지원에 나서는 것과 맞물려 대외 정책 현안에 대한 발언 및 강연 등을 통해 대국민 접촉 기회를 늘리겠다는 뜻이다. 

  • ▲ 7일 오후 인천시 남동구 인천고용센터를 방문한 박 전 대표가 구인구직 만남의 날 행사장에서 기업면접관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 연합뉴스
    ▲ 7일 오후 인천시 남동구 인천고용센터를 방문한 박 전 대표가 구인구직 만남의 날 행사장에서 기업면접관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 연합뉴스

    박 전 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 참석에 앞서 기자들에게 “현장에 가서 이야기를 나누고 현장의 목소리를 듣겠다. 가능한 한 자주 다니려 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정치적 언행을 자제했으나 앞으로는 적극적으로 움직이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안 원장이 참신함과 대중성을 기반으로 차기 대권잠룡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상황에서 민생을 돌보는 서민 정치인의 모습으로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그 과정에서 국정 운영의 철학과 비전을 차례로 선보일 것으로 전해졌다.

    한 친박계 의원은 “젊은층과 중도를 대상으로 안 원장과 차별화된 국정운영 비전과 철학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