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을 것’ 43.3% vs ‘안될 것’ 43.1%강남이 또 다시 오세훈 시장 살리나
  •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실시할 경우 ‘유효 투표율인 33%를 넘을 것’으로 보는 의견이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을 웃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 “투표하겠다” 전체 응답자의 66%

    <동아일보>가 코리아리서치센터(KRC)에 의뢰해 13~14일 이틀 동안 서울 거주 만 19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투표에 꼭 참여하겠다’는 답변이 37%였다.

    ‘웬만하면 투표할 생각’이라는 의견도 29%로 투표 의향 층은 전체 응답자의 3분의 2에 가까운 66%나 됐다.

    ‘별로 투표할 생각이 없다’는 16.7%, ‘전혀 투표할 생각이 없다’는 14.4%였다. 다만 일반 선거 여론조사와 달리 투표 의사가 없는 유권자들이 답변 자체를 거부했을 가능성이 있어 이번 조사 결과가 투표율을 그대로 설명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이번 조사의 응답률은 25.5%였다. ‘실제 주민투표율이 33.3% 이상일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도 43.3%가 ‘그럴 것’이라고, 43.1%는 ‘아닐 것’이라고 답해 팽팽히 맞섰다.

    또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오세훈 서울시장의 급식 안을 지지했다. 58%는 ‘소득 하위 50%까지 단계적으로 무상급식을 실시하자’는 서울시 안을 지지했고 34.9%는 ‘소득 구분 없이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2012년까지 전면적으로 무상급식을 실시하자’는 서울시의회 및 야당 안을 선택했다.

    오 시장의 시장직 사퇴 여부에 대해서는 3분의 2를 넘는 68%가 ‘투표 결과와 관계없이 시장직을 유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결과에 따라 사퇴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답변은 23.9%였다.

  • ■ 吳 시장 당선시킨 강남, 이번에도 “찍겠다”

    무상급식 주민투표에서도 ‘강남의 표심’이 다시 한 번 오 시장의 손을 들어줄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에서 강남권 주민들은 ‘투표하겠다’고 답한 비율이 다른 지역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단계적 무상급식’안에 대한 지지율도 다른 지역을 크게 앞질렀다.

    강남·서초·송파·강동구 주민 가운데 투표에 참여하겠다고 답한 비율은 72.7%로 서울시 전체 평균인 66%보다 6.7%포인트 높았다.

    강남 4구 응답자 전체의 42.1%는 ‘꼭 투표하겠다’고 답했다. 반면 마포 서대문 은평구 등 강북서권의 응답자들은 ‘꼭 투표하겠다’는 비율이 36.8%, 강북 노원 광진구 등 강북동권의 비율은 36%, 관악 금천 영등포 등 강남서권은 34.6%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유권자의 3분의 1(약 33.3%) 이상이 투표장으로 나와야 개표가 가능하기 때문에 오 시장 측은 강남권 유권자의 적극적인 참여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또 강남권 주민들은 다른 지역에 비해 서울시의회의 ‘전면적 무상급식’안보다 오 시장의 ‘단계적 무상급식’안을 더 지지했다.

    강남 4구 주민 응답자 중 66.8%가 단계적 실시안에 찬성했다. 이는 전체 평균인 58%보다 8.8%포인트 높은 것. 전면적 실시안을 지지한 응답자는 28.2%에 불과했다.

    다만 강남 응답자의 42.1%는 ‘투표율이 33.3%를 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해 강남권에서도 주민투표 개표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계적 실시를 주장하는 응답자 중 29.9%는 ‘전면 무상급식안이 부자에게까지 혜택을 준다’를 선택의 이유로 꼽았다.

    반면 전면적 실시를 주장하는 응답자의 36.3%는 ‘학교 내에서 위화감이 조성될 수 있다’를 가장 중요한 이유로 들었다.

    ■ 오세훈 ‘대선 불출마’ 별다른 영향은...

    오 시장이 주민투표를 앞두고 ‘대선 불출마’ 선언을 한 것이 투표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56.5%로 절반을 넘었다. 특히 20대(63.2%), 40대(61.4%), 화이트칼라(62.1%), 자영업자(60.3%), 대학생(65%)에게서 이런 의견이 많았다. 반면 한나라당 지지층에서는 49.4%가 영향이 없을 것으로 봐 상대적으로 비율이 낮았다.

    ‘영향을 주게 된다면 단계적 실시 안에 유리할 것’이라는 의견이 전체의 23.3%였고 ‘전면 실시 안에 유리할 것’이라는 의견은 8.5%였다. 코리아리서치는 오 시장의 선언이 이번 주민투표에 중요한 변수가 되지는 않겠지만 단계적 실시 안에는 약간이나마 유리하게 작용할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