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소리 방송, 대북인권단체 대표 인터뷰 인용 중국내 한국 대사관 및 영사관에 탈북자 최소 30명 머물러
  • 중국주재 한국 대사관 및 영사관에 적어도 30명 이상의 탈북자가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의 소리' 방송(VOA)은 15일 한국의 대북인권단체인 북한정의연대 대표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이 방송은 또 중국 주재 한국 영사관에 머물던 4명을 비롯 11명의 중국 내 탈북자가 최근 태국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단체 대표인 정 베드로 목사는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탈북자들이 이달 초 중국을 탈출해 열흘 만에 태국에 도착했다"며 "이 가운데 4명은 베이징 주재 한국 영사관에 머물던 탈북 여성들"이라고 말했다.

    영사관에 머물던 탈북자 4명은 40대와 10대 모녀, 40대 여성, 20대 여성이며, 20대 여성은 2년 반 이상 영사관 지하에서 머물러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표는 북한정의연대가 이 20대 여성의 베이징 영사관 진입을 직접 도왔다며, 오랜 대기기간에 지쳐 영사관을 나왔다고 말했다.

    한편 정 대표는 방송에서 한국 외교당국이 중국 내 탈북자 문제에 무책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질타했다.
    정 대표에 따르면 이번에 태국에 도착한 20대 여성이 기다림에 지쳐 자살하겠다고 했더니 영사관측이 돈을 주면서 나가고 싶으면 나가라고 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 대표는 중국내 탈북자 보호에 소홀한 외교당국을 국가인권위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방송은 중국과 한국의 복수소식통을 인용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중국 내 4곳의 한국 대사관 및 영사관에 적어도 30명의 탈북자들이 머물고 있으며 대부분 2~3년 이상 대기해야 출국비자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소식통들은 탈북자들이 오랜 기다림에 지쳐 자살을 시도하거나 영사관 내 집기를 부수는 등 사고가 종종 발생해 영사관 관계자들도 곤혹을 치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외교통상부는 지난 4월 이 문제에 대한 ‘미국의 소리’ 방송의 질문에 “탈북자들의 조속한 송환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며 “당사자와 탈북자 가족의 신변안전, 송환 교섭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 영향 때문에 상황을 구체적으로 공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