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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이계가 오만했다. 너무 수(數)에 대해 과신하고 있었다. 내 책임이 제일 크다.”
한나라당 친이계의 좌장이라 불리는 이재오 특임 장관이 다시 입을 열었다.
4.27 재보선 이후 정치현안에 대해 침묵해 온 그였다.
이 장관은 12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원내대표 경선과 관련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친이(親李)계가 완벽히 졌다. (친이계 측 후보인 안경률·이병석 의원 중 한 쪽을) 포기시켰어야 하는데 오판했다. 친이계 내부가 이미 분화돼 있는데 억지로 (친이계 의원들의 숫자로) 위안을 삼은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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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 재보선 패배에 대해선 “친이계의 실패가 아니라 당의 실패”라고 했다.
그는 ‘어찌 됐든 친이계의 세(勢)가 줄지 않았나’라는 질문에 “세가 줄었다기보다는 많이 분화가 됐다고 보는 게 옳을 것 같다. 사안마다 (친이계의) 단일대오가 형성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장관은 친이계의 분화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기도 했다.
그는 “내 책임이 제일 크다. 친이다, 친박(親朴)이다 나누어 대결 국면으로 가거나 친이계에 (내 의견을) 강요하면 당내 갈등, 마찰이 생기잖나. 그러면 내년 총선 앞두고 당에 좋을 일이 없다”고 했다.
이어 “설사 친이계가 분열되고 세가 약화된다 하더라도 당의 안정과 화합이 중요한 거지 계보를 강화하기 위해 당을 분열로 이끌어가는 건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친이계의 장래에 대해 이 장관은 “이미 (의원들이) 친이·친박의 틀을 넘어서 내년 총선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의 계보를 가지고 미래를 생각하는 건 큰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대선 경선 후보들을 중심으로 세가 재편되지 않겠나. 계보 중심으로 재편되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내년 총선 공천방식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장관은 “모든 당원이 후보를 선출하는 데 참여하는 게 바람직하다. 국민은 당이 뽑아놓은 후보를 심판하는 것이고, 그 후보를 뽑는 것은 당의 책임”이라고 했다.
‘지난 총선 때는 왜 그렇게 하지 않았나’라는 질문에는 “그렇게 하는 게 옳았는데…. (총선 뒤) 내가 공천에 개입했다고 뒤집어썼고 총선에 떨어지고 미국에 갔다. 18대 공천에 잘못이 있었다면 내가 책임진다. 세상이 나더러 실세라 하니 그 책임은 내가 질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대선출마와 관련해서는 “총선이 지나고 나서 해도 늦지 않고 나의 대선출마보다 이명박 정권성공이 더 중요하다”는 유보적 입장을 내비쳤다.
이 장관은 당의 유력 대권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와의 관계에 대해 “박 전 대표와 풀 수 없는 앙금 같은 것은 없다. 당 대선 후보가 되면 당연히 도울 것”이라고 했다.
독도 방문과 관련해 정치권 일각에서 ‘쇼가 아니냐’고 비판을 한 것에 대해선 “그럼 이번에 독도 가겠다는 손학규 민주당 대표나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도 ‘생쇼’ 하는 건가. 말로만 하는 게 오히려 쇼다”라고 잘라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