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共 한영석 민정수석, 문민정부 김용태 靑비서실장에 통보"
  • `6공화국 황태자'로 불린 박철언 전 체육청소년부 장관은 11일 김영삼(YS) 전 대통령 대선자금과 관련한 녹음테이프의 존재가 문민 정부 시절 YS측에 통보됐다고 밝혔다.

    박 전 장관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노태우 전 대통령이 구속된지 2년 뒤(1997년) 비자금 사건 재판이 있을 때 6공화국 한영석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YS측 김용태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녹음테이프를 공개할 수밖에 없다'고 통보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당시 한영석 전 민정수석이 대구 계성고 선배인 김용태 비서실장에게 "대선자금 3천억원을 주는 등 물심양면으로 지원했는데 어떻게 석방을 안해줄 수 있느냐"며 녹음테이프의 존재를 알렸다는 게 박 전 장관의 설명이다.

    박 전 장관은 녹음테이프의 내용에 대해 "직접 들은 바는 없다"면서도 "다만 청와대에서 대화ㆍ통화하는 것은 녹음이 되지 않느냐. YS가 `이제 살았습니다. 고맙습니다'고 인사한 것도 녹음돼 있을 수 있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그러면서 "노 전 대통령이 녹음테이프를 공개하지 않은 것은 전ㆍ현직 대통령이 진흙탕 싸움하는 것을 국내외에 보여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또한 노 전 대통령 본인도 곧 선처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에 테이프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이 회고록을 통해 YS 대선자금을 폭로한데 대해서는 "역사와 국민 앞에 진실을 밝히기 위한 것"이라며 "나도 6년 전 `바른 역사를 위한 증언'을 쓸 때 대선자금 문제를 알고 있었지만, 내가 직접 한 일이 아니어서 책에 담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그는 "엄청난 물량 지원 이후 배신하고 감옥에 보내는 등의 일이 있었는데, 노 전 대통령이 (YS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가질 수 있었겠느냐"며 "이번 회고록은 솔직한 심정을 담은 것이지 YS를 궁지에 빠뜨리는 등 정치적 동기는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