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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부터 서울시 곳곳에 내걸리기 시작한 ‘무상급식 주민투표 반대’ 플래카드를 두고 각 구청 공무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선거 운동기간이라고 하더라도 지정 게시대를 제외한 도로변에 붙은 플래카드는 원칙적으로 모두 ‘불법’이지만, 워낙 정치적으로 예민한 사안이다 보니 선뜻 철거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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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쁜투표거부시민운동본부 발족식 참석자들이 식판을 들고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불참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이 사안에서도 공무원들은 자신이 모시는(?) 구청장의 소속 정당에 따라 사뭇 다른 대응방식을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최근 서울시 곳곳에 나붙은 플래카드는 ‘전면 무상급식’을 주장하는 민주당 서울시당과 이를 지지하는 나쁜투표거부 시민본부가 붙인 것들이다.
이들은 지난 주말 붙인 플래카드를 통해 “이번 주민투표는 부자 아이와 가난한 아이로 편을 가르는 나쁜 투표”라며 “투표 자체를 거부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때문에 같은 입장을 가진 민주당 소속의 구청장이 있는 지역은 공직자들도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괜히 함부로 플래카드를 철거했다가 윗사람(?)에게 눈치가 보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다.
8일 조사결과 민주당 소속 구청장이 집권한 20개 구청에서 지난 주말동안 주민투표와 관련한 현수막을 철거한 실적은 단 한건도 없었다.
심지어 민주당 소속 구청장이 있는 S 구청의 경우 이미 관내에 5개의 주민투표 관련 불법 현수막이 있다는 현황까지 파악하고도 철거를 고민 중이었다.
이 구청 광고물팀 관계자는 “민원이 제기가 된다면 당연히 철거를 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무작정 뜯어내는 것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눈칫밥을 먹고 사는 공무원들이 다 그렇지 않겠느냐”고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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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사거리에 걸린 주민투표 거부 플래카드. 한나라당 소속 구청장이 있는 서초구는 8일 이 현수막을 철거했다. ⓒ 뉴데일리
반면 한나라당 소속 구청장이 재임 중인 구청은 적극적으로 철거 활동에 나서고 있다.
지난 주말 강남, 송파, 서초, 중랑 4곳에서만 주민투표 내용인 담긴 현수막만 13건이 철거됐다. ‘불법’이기 때문에 당연하다는 것이 이들 공무원들의 말이었다.
서초구청 관계자도 “현수막을 함부로 떼지 못하는 다른 구청의 마음을 나도 이해한다. 하지만 불법을 그냥 두고 보는 것도 공직자가 해서는 안되는 일”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