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리, 5분마다 살아있다는 문자를 보내, 제발"
  • "엄마, 빨리 경찰에게 출동해달라고 전해줘요.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어요!”

    노르웨이 우토야 섬에 캠핑을 떠났던 딸 율리 브렘네스(16)는 22일 오후 5시10분쯤 엄마 마리안느 브렘네스에게 긴급히 문자메시지를 보내기 시작했다.

    깜짝 놀란 마리안느는 딸에게 5분마다 한 번씩 안전한지 문자를 보내달라고 했다.

    이 모녀에 의해 노르웨이 대참사극은 ‘생중계처럼’ 실시간으로 전해지기 시작했다.

    마리안느는 딸의 문자를 받고 처음에는 그렇게 심각한 내용인지 몰랐다. 하지만 이어지는 딸의 문자에 마리안느는 상황이 얼마나 급작하게 돌아가고 있는지 깨달았다. 

    “엄마, 난 엄마를 언제나 사랑해요. 때때로 내가 성질을 낼 때도 있었지만….”

    마지막 순간을 전하는 듯한 딸의 문자에 마리안느는 긴장했다. 노르웨이 북부 하스타드의 집에서 마리안느는 안절부절못했다.

    "율리, 5분마다 살아있다는 문자를 보내, 제발"

    딸에게 안전한 지 5분마다 문자를 보내라고 했다.

    “내일 집으로 돌아올 비행기표를 구해놓아야 할까”라는 마리안느의 문자에 “엄마, 지금 그런 걸 생각할 여유가 없어요. 그가 아직도 사람들을 쏘고 있어요”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하지만 율리는 침작하게 행동했다.

    총격이 시작되자 딸 율리는 함께 캠프에 참가했던 소년 2명, 소녀 1명과 함께 무작정 해변가로 뛰었다.

    마리안느는 “율리가 물 위에 둥둥 뜨거나 해변가에 쓰러진 시신, 친구들이 총에 맞는 장면까지 목격했다고 하더라”며 “하지만 현재 율리의 상태는 괜찮다. 그는 강한 아이였으니까”라고 말했다. 

    이 같은 사실은 영국 데일리 메일 26일자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다음은 딸 율리와 모친 마리안느가 서로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22일 오후 5시42분부터).

    “엄마, 제발 경찰에 ‘서둘러’ 출동해달라고 전해줘요.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어요!”(율리)
    “알았어 율리. 경찰은 곧 도착할 거야. 전화할 수 있는 상태니?”(마리안느)
    “안돼요.”(율리)
    “경찰에 여기에서 미친 남자가 사람들에게 총을 쏘고 있다고 전해줘요”(율리)
    “(경찰은) 서둘러야 해요”(율리)
    “경찰도 알고 있다는구나. 상황이 좋지 않아 율리. 5분마다 살아있다고 꼭 문자메시지를 보내주렴”(마리안느)
    “알았어요.”(율리)
    “우린 아직 살아있어요!”(율리)
    “알았어. 꼼짝 말고 계속 숨어 있어라. 조금이라도 움직이지 말고. 경찰이 이미 가고 있어. 죽거나 다친 사람을 봤니?”(마리안느)
    “우리는 해변가 바위 뒤편에 숨어 있어요.”(율리)
    “잘했다! 안전해지면 할아버지에게 너를 데리러 가달라고 부탁해봐야겠다. 만약 네가 괜찮다면…”(마리안느)
    “좋아요.”(율리)
    “할아버지에게 당장 연락할게”(마리안느)
    “때때로 엄마에게 성질을 부릴 때도 있었지만, 엄마 항상 사랑해요. :)(웃는 표정)”(율리)
    “그리고 지금 내 표정은 그렇지 않아 보이겠지만, 많이 겁먹지 않았어요.”(율리)
    “알았다, 내 딸아. 우리는 끔찍하게 너를 사랑한다. 아직 총소리가 들리니?”(마리안느)
    “아니요”(율리)
    “트롬 마을(북부 노르웨이 지방)에서 온 다른 아이들은 지금 안전하니? 할아버지는 지금 가시는 길이란다”(마리안느)
    “경찰이 도착했어요”(율리)
    “범인도 경찰 복장으로 변장하고 있단다. 조심해야 해! 지금 상황은 어떠니?”(마리안느)
    “여전히 총을 쏘고 있어요!”(율리)
    “(함께 캠프에 참여한) 오빠 요르겐은 헤엄을 쳐서 탈출했다는구나. 지금 네 아빠랑 얘기하고 있어. 방송에선 온통 우토야 섬 총격 사건 얘기만 나오는구나. 조심하렴!”(마리안느)
    “난 아직 살아있어요.”(율리)
    “하느님, 감사합니다.”(마리안느)
    “우리는 경찰이 우리를 구해주길 기다리고 있어요.”(율리)
    “또 총소리가 들려요. 바위 뒤에 일어날 엄두를 못 내겠어요.”(율리)
    “그러렴. TV에선 경찰이 지금 진압 작전에 나서고 있다는구나.”(마리안느)
    “누구든 우리를 빨리 구해줬으면 좋겠어요. 경찰이 범인을 잡을 수 있을까요?”(율리)
    “경찰이 이미 도착했다니까 곧 범인을 잡을 수 있을거야”(마리안느)
    “내일 집으로 가는 비행기편을 예약해둘까?”(마리안느)
    “지금 그걸 생각할 겨를이 없어요.”(율리)
    “범인이 잡혔는지 여부를 (TV 보도 등을 통해) 알 수 있어요?”(율리)
    “넌 괜찮을 거야. 우리는 계속 TV를 보고 있어.”(마리안느)
    “딸아, 아직 바위 뒤에 숨어있는 거지?”(마리안느)
    “예, 지금 막 헬리콥터가 머리 위로 날아갔어요.”(율리)
    “눈에 보이니?”(마리안느)
    “우린 아직 구조되지 못 했어요.”(율리)
    “뉴스에서는 뭐라고 해요?”(율리)
    “경찰이 우토야 섬에 보트를 타고 도착했다는 것 말고는 아직 새로운 소식이 없구나. 범인을 잡았다는 얘기는 아직 없어. 그러니까 누군가 구해줄 때까지는 그 자리에 계속 숨어 있어야 한다.”(마리안느)
    “이제 그들이(경찰이) 범인을 잡았다는구나!”(마리안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