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 부근 피하는 게 최상책 "쏘이면 기도 열고 빨리 병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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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가 끝나고 여름철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벌들의 활동도 왕성해져 '벌 쏘임' 주의가 요망된다.
25일 경기도 제2소방재난본부(경기소방2본부)와 경찰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후 5시30분께 의정부시 장암동 수락산 수락폭포 부근에서 등산하던 이모(57)씨가 벌에 쏘여 헬기로 병원에 옮겨졌으나 숨졌다.
이씨는 벌에 쏘인 뒤 스스로 응급처치를 했으나 상태가 악화해 119구조대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호흡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씨가 평소 벌독 알레르기가 있었다는 유족과 일행의 진술을 토대로 사망 원인을 조사중이다.
앞선 22일 오후 2시50분께 파주시 교하읍 교하환경관리센터 옥상에서 에어컨 실외기를 수리하던 이모(38)씨가 땅벌에 쏘여 숨졌다.
경찰은 이씨가 건물 지붕 처마 밑 벌집 부근에서 작업하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사고 경위를 조사중이다.
벌을 조심해야 할 때가 왔다.
올해 들어 경기북부지역에서 벌에 쏘여 숨지는 사고가 벌써 두 건이나 발생해 주의가 요망된다.
경기북부지역에서는 매년 7~9월을 중심으로 한해 평균 4~5명이 벌에 쏘여 목숨을 잃었다.
말벌에 쏘이면 일종의 알레르기 반응에 의해 과민성 쇼크를 일으켜 혈압이 떨어지거나 기도가 막혀 호흡곤란 증세를 일으키다가 빠르면 1∼2시간 내에 사망하기도 한다.
특히 보통 말벌은 10월초면 대부분 사라지지만, 지구 온난화로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활동시기와 생존기간이 늘어나 벌 쏘임 사고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한서대 생물과학과 김정규(44) 교수는 "벌 알레르기가 있으면 살짝만 쏘여도 과민성 쇼크로 숨질 수 있다. 사람 대부분은 자신이 벌 알레르기가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벌 부근에 안 가는 게 제일 좋다."라고 당부했다.
김 교수는 "벌은 자신의 집 주변 20~30m 영역을 벗어나면 쫓아 오지 않는다. 벌을 마주치면 영역권 밖으로 도망가는 게 최선이다. 또 될 수 있는 대로 원색의 옷을 입지 않는 것도 좋은 예방법이다."라고 덧붙였다.
관동대 의대 명지명원 응급의학과 정상원 교수는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이 말벌에 쏘이면 연령에 상관없이 생명에 위험할 수 있다."라며 "숨을 쉴 수 있도록 기도를 열어준 뒤 빨리 가까운 병원을 찾는 게 최선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경기북부지역 일선 소방서 구조대가 올 상반기 벌집 제거와 관련해 출동한 건수는 14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04건보다 27건(26%)이나 늘었다.
경기소방2본부의 한 관계자는 "7~9월 성묘철까지 벌과 관련된 사고 신고가 수천 건에 달한다."라며 "말벌이나 땅벌에 쏘이면 허리띠 등을 풀러 기도를 확보한 뒤 빨리 병원으로 옮겨 해독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