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들 첫 집단 행동 나서…400여명 서명
  • ▲ 여의도순복음교회 성도들이 시위하고 있다. 연합뉴스
    ▲ 여의도순복음교회 성도들이 시위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의도순복음교회 교인들이 교회의 주요직책을 맡고 있는 조용기 원로목사와 부인인 김성혜 한세대 총장 등 가족의 사퇴를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교회의 교인들이 집단행동에 나선 것은 1958년 이 교회가 세워진 뒤 처음 있는 일이다.

    한 때 재적 교인 숫자가 80만명이 넘었던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제자교회 20여곳을 분리한 뒤인 현재에도 신도 수가 53만명에 달하는 세계 최대의 교회다.

    교인들은 서명 취지문에서 “사랑과행복나눔 재단은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조 목사의 제2기 사역으로 소외계층에 대한 구제사역을 펼치기 위해 설립한 비영리공익법인으로 조 목사 외에 그 누구도 재단 이사장이 되어서는 안되며, 기금 집행권한을 가질 수도 없다”고 밝혔다.

    교인들은 또 “조 목사는 재단 이사장직 사퇴의사를 철회하고 교회가 추천하는 인사들로 이사회를 구성해 당초 교회의 재단 설립목적에 따라 공정하게 재단을 운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랑과행복나눔 재단은 앞서 지난달 17일 이사회를 열고 김성혜 씨와 김창대 씨(여의도순복음강남교회 장로)를 공동 이사장으로, 조용기 목사를 총재로 추대했었다.

    교인들은 이번 서명운동을 통해 지난 재단 이사회 결의에 정면으로 반대하고 있다. 

    조 목사가 직접 이사장에 복귀하고 부인 김성혜 씨 등 관련자들은 이사장·이사 등 직책을 떠나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당회원 장로 807명 가운데 절반인 400여명이 24일 이같은 내용으로 서명을 마쳤다. 25일부터는 지역·구역 단위로 자율적인 교인 서명 운동이 이어진다.

    교인들은 서명 취지문에서 “우리 교회는 사랑과행복나눔 재단에 헌금 500여 억원을 출연한 사실상 설립자로서, 최근 재단의 운영 파행을 비통히 여긴다”고 전했다.

    이 교회 당회는 지난 4월 부인 김성혜 씨는 한세대 총장과 해외선교, 조희준 씨는 엘림복지타운 또는 해외선교 등과 관련된 일만 하도록 교회 내 역할을 제한하는 결의를 했다.

    당회는 또 지난 6월에는 ▲김성혜씨가 무상으로 사용하던 CCMM빌딩 11층 사무실 환수 ▲한세대에 조용기 기념 도서관 건립비용으로 교회가 출연한 100억원의 용도에 적합한 사용 ▲논현동 공관에서 장남 조희준씨 및 비서 가족 퇴거 등 5개 항을 결의했었다.

    그러나 조 목사 가족이 당회의 결정을 이행하지 않으면서 조 목사 가족과 교회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