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소속 구청장들 불만 늘어세금급식 반대 내부 의견 정리할 듯
  • “내가 아무리 야당 구청장이지만, 무상급식 재원 마련하는 것 쉽지 않다.”

    서울시 민주당 소속 A 구청장이 20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불만을 쏟아냈다. 지난해 자신의 최대 공약으로 ‘무상급식’을 내세우고 선거에서 승리한 그다. 하지만 막상 구청장이 되고 보니 부족하기만 한 예산을 쪼개 ‘공짜급식’을 하는 것이 만만치 않았다.

    길도 닦고 도서관도 짓고 노인회관도 지원하는 등 당장 급한 행정을 꾸려가려면 부득이 미루고 싶은 세금급식이지만, 당장 내뱉은 공약을 실천하지 않을 경우 돌아올 비난의 화살도 두렵다.

    주저하다보니 일부 과격한 같은 당 의원들은 ‘배신자’라는 속도 모르는 말 늘어놓는다.

    A 구청장은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민주당 구청장이 많다. 할 때 하더라도 차츰차츰 재원을 마련하면서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서울시 세금급식 주민투표를 앞두고 지역 민주당이 흔들리고 있다. 최근 서울시가 발표한 “당장 무상급식을 할 것이냐, 아니면 단계적으로 실시해 추후 전면 무상급식으로 갈 것이냐”는 최종 투표안이 나오면서 이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

    전면이냐 선별이냐를 가지고 오세훈 서울시장과 다툴 때는 물러설 수 없었지만, 이제와 실시시기를 가지고 싸워야 된다면 명분 싸움에서도 불리하고 굳이 유혈 사태를 맞을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다.

    이 같은 분위기를 감지한 듯 민주당 중앙당에서는 손학규 대표가 직접 입단속에 나섰다.

  • ▲ 오세훈 서울시장과 손학규 민주당 대표 ⓒ 자료사진
    ▲ 오세훈 서울시장과 손학규 민주당 대표 ⓒ 자료사진

    민주당 중앙당에 따르면 손 대표는 21일 오후 6시 서울시 한 모처에서 민주당 소속 구청장 20명과 간담회를 갖는다.

    이 자리에서 손 대표는 세금급식 실시의 필요성과 이를 내년 총선 승리의 밑거름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민주당 서울시당 한 관계자는 “갑작스럽게 잡힌 일정. 어디서 만나는지, (손 대표가)무슨 말을 할지도 모른다”고 했다.

    하지만 A 구청장은 “서울시 민주당 구청장들의 불안한 기색을 감지한 손 대표가 내부 입단속에 나서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사실 국회의원이나 시의원과는 달리 우리 구청장들은 당론보다는 지역 현안이 더 큰 문제이기 때문에 고민이 많다”고 했다.

    서울시 한 고위관계자도 “이번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점차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야권의 반발도 더욱 극심해지는 상황이지만, 대세는 이미 우리 쪽으로 기우는 상태”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