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내 `잠룡'들인 정몽준 전 대표와 오세훈 서울시장, 김문수 경기지사가 서울시의 무상급식 찬반 주민투표 실시를 놓고 미묘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정 전 대표와 오 시장은 20일 낮 시내 모처에서 오찬회동을 갖고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정치권의 `복지 포퓰리즘(대중 영합주의)'과 한나라당 쇄신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날 회동에서 오 시장은 정 전 대표에게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대해 지원해줄 것을 요청했고, 이에 정 전 대표는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중앙당 차원에서 협조가 있어야 한다"고 화답했다는 후문이다.

    두 사람은 또 현재 당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좌클릭 복지 포퓰리즘' 논란에 대해서도 우려의 뜻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김문수 지사는 전날 주일 한국특파원단과의 간담회에서 "복지 포퓰리즘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오 시장의 뜻에는 공감하지만 경기 하남시의 경우를 보면 주민투표는 자칫 갈등을 낳을 수 있다"고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그는 "한나라당은 복지에 적극적이고 가능한 한 무상급식도 하자는 입장"이라며 "이미 무상급식을 하고 있는데 주민투표로 이를 일부나마 유상으로 바꾸면 한나라당이 마치 무상급식에 반대하는 듯한 인상을 줄 수 있다"고도 했다.

    김 지사의 이 같은 언급은 다음달 3일 서울시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한 특강을 앞두고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당 안팎에서는 정 전 대표와 오 시장, 김 지사가 내년 총선ㆍ대선을 앞두고 박근혜 전 대표의 독주에 맞선 `3각 연대' 분위기가 무상급식 주민투표로 자칫 멈칫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