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새 지도부, 당직인선 ‘2차 파동’

한나라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장과 제1사무부총장 인선을 놓고 당 지도부가 또 다시 파열음을 냈다.

친박계 유승민 최고위원이 추천한 인사들에 대해 일부 최고위원이 부정적 입장을 보이면서 사무총장 인선에 이어 갈등이 재연된 것이다.

유 최고위원은 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제1사무부총장에 친박계 이혜훈 의원, 여의도연구소장에 같은 친박계인 최경환 의원을 천거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최고위원 사이에서 고성과 격론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비공개회의에서다.

쇄신파인 남경필 최고위원과 황우여 원내대표, 이주영 정책위의장은 재선의 정두언 의원을 여의도연구소장으로 밀었다.

나경원 최고위원은 3선의 심재철 의원과 상향식 공천개혁에서 힘을 보태온 초선의 김성태 의원을 각각 여의도연구소장과 제1부총장 후보로 지지했다는 후문이다.

원희룡 최고위원은 비례대표이자 친이계 핵심인 이춘식 의원을 제1사무부총장으로 밀었다. 하지만 결과는 제2사무부총장이었다. 원 최고위원은 친이계 배려와 함께 이 의원의 내년 총선 출마 가능성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는 여의도연구소장으로 정두언, 제1·2사무부총장으로는 이혜훈, 이춘식 의원이 임명됐다.

이를 놓고 ‘친이-친박-쇄신파’ 당내 3대(大) 세력 분포가 그대로 반영됐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지지세가 없는 나 최고위원은 “계파 색깔이 엷은 사람으로 하자”며 반대했지만 힘을 받지 못했다. 이날 회의에서 나 최고위원은 눈가와 코끝이 빨개지면서 ‘분’을 못참아 눈물을 흘렸다고 전해지기도 했다.

회의를 마친 뒤 한 최고위원은 “나눠먹기식 인선은 맞다. 하지만 이혜훈 이춘식 정두언 의원은 지난 대선 경선에서 열심히 뛰었던 사람으로 ‘강골’인 세 사람이 지도부와 융합하면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제1사무부총장 자리를 놓고 친박계 내부에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유 최고위원을 비롯해 친박계 다수는 사무총장 견제 카드로 이혜훈 의원을 지지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7.4 전대에서 홍 대표를 지지한 일부 영남권 인사는 친박이면서도 전대에서 홍 대표를 도왔던 초선의 이종혁 의원을 강하게 지지했다. 홍 대표가 ‘최경환-이종혁’ 카드에 긍정적이라며 바람을 잡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이혜훈 카드’만 남게 되자 이들은 의구심을 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