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어 정말 재미있습니다. 좀 더 배워보고 싶어요."

    '열사의 나라' 이집트에서 한국어 공부하기 바람이 불고 있다. 주(駐)이집트 대사관을 비롯해 각급 교육기관에 개설된 한국어 강좌에 수강생이 몰려들고 있다고 현지 관계자들이 15일 전했다.

    이집트에서는 지난 2004년 한국 드라마 '가을동화'와 '겨울연가', '대장금' 등이 현지 방송을 통해 방영된 이후 한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2008년에는 미니시리즈 '내 이름은 삼순이'가 이집트 시청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이 같은 분위기는 2005년 이집트의 명문 아인샴스대에 한국어과가 개설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현재 아인샴스대에서는 학생 약 110명이 한국어를 배우고 있으며, 졸업생들은 보다 깊이 있는 공부를 위해 한국 유학길에 오르거나 현지에 있는 한국 기업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아인샴스대에서는 특히 지난 2006년부터 매년 '한국어 말하기 대회'를 개최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최근에는 요르단과 튀니지, 모로코 등 주변 국가의 한국어 학생들도 비행기를 타고 날아와 대회에 참가할 정도다.

    아인샴스대 외에도 이집트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교육기관은 계속 늘어나 현재는 헬완대학교와 알렉스 호텔관광 고등교육원, 룩소르 호텔관광 고등교육원, 포트사이드 청소년센터 등에서도 한국어 강좌가 운영되고 있다.

    오는 9월 이집트 현지에서 치러질 한국어능력시험 신청자도 역대 최다인 16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대사관이 운영하는 한국어 강좌 역시 매년 800명 이상의 수강생이 몰릴 정도로 인기가 높다. 작년부터는 아인샴스대 한국어과 대학원 석사 과정 학생들을 초급반 강사로 채용하는 등 한국어 교육을 이끌어 갈 현지 학자 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대사관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이집트 국민에게 더욱 체계적인 한국어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이집트에 한국어 교육기관인 세종학당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세종학당은 올해 6월 현재 세계 16개국 25개 지역에서 운영되고 있다.

    주이집트 대사관 관계자는 "이집트는 아랍 지역에서 정치, 경제뿐만 아니라 문화를 선도하는 역할을 하는 국가"라면서 "그런 이집트에 세종학당을 설립한다면 최근의 '한류 열풍'이 한때의 유행으로 그치지 않고 중동 지역에서 하나의 전통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